계약서는 어디 갔나요?

입력 2019-10-21 09:48 수정 2019-10-21 09:56

선수는 계약 상황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 없이 서명을 했는데, 정작 문제가 불거지자 계약서는 없다고 한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김대호 전 그리핀 감독은 21일 새벽 일명 ‘3번째 폭로 방송’을 했다. 여기에서 김 전 감독은 중국 메신저 프로그램 ‘위챗’을 통해 ‘카나비’ 서진혁과 징동 게이밍(JDG)이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당사자의 진술을 바탕으로 상황을 시간 순으로 설명했다.

해당 방송을 기반으로 상황을 재구성하면 서진혁은 우여곡절 끝에 중국으로 넘어가 JDG과 완전 이적 계약에 사인을 했다. 그런데 스틸에잇에서 해당 계약서를 회수해 파기했다고 한다.

현재 라이엇 게임즈 공식 계약 사이트에 따르면 ‘카나비’ 서진혁은 2020년 11월17일까지 징동 게이밍(JDG, 중국)과 계약돼있다. 업계에 알려진 대로라면 올해 5월부터 1년 6개월의 임대기간이 명시돼있는 셈이다. 스틸에잇은 20일 발표를 통해 “서진혁은 현재 그리핀 소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데이터 베이스상 서진혁은 그리핀과 계약 관계가 없는 것으로 공시돼있다.

눈여겨 볼 점은 ‘래더’ 신형섭이다. 지난해 12월 플래시 울브즈(대만·홍콩·마카오)로 임대 이적한 신형섭은 2019년 11월19일 임대 계약이 만료되는데, 그리핀과 계약은 2021년 11월15일까지로 표기돼있다. 임대 선수로서 자연스러운 계약 사항이다.

일반적으로 프로 스포츠에서 완전 이적을 조건으로 임대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게 있다. 현재 서진혁이 그리핀과 계약사항이 없는 것은 라이엇 게임즈 데이터 베이스상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건지, 별도의 계약이 있는 건지 확인되지 않는다. 만약 서진혁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이면계약이 있다면, 문제는 수면 위에 드러난 것보다 심각해진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 “라이엇 게임즈 차이나에 계약서 관련 내용 확인을 요청했고 공조 중”라고 밝혔다.

한편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독일에서 대회를 관전 중이던 조규남 그리핀이스포츠 대표는 21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