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드래프트 매년 개최 필요성’ 전력 평준화…선수에겐 재기 기회

입력 2019-10-21 09:30

NC 다이노스 이재학(29)은 대구고를 졸업한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0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됐다. 입단 첫해 첫 승을 거두긴 했지만, 이듬해 시즌 시작 전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2011년 11월 2차 드래프트가 열렸다. 2라운드에 NC에 지명됐다. 2013년 10승(5패)을 거뒀다. 신인왕이 됐다. 2016년까지 4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뒀다. 그리고 올해 다시 10승 투수 반열에 올라섰다. 말 그대로 2차 드래프트의 신화를 작성했다.

NC 투수 박진우는 2013년 NC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2015년 시즌이 끝난 뒤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2017년말 다시 NC가 2차 드래프트에서 그를 호명하며 창원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올 시즌 9승을 챙기며 NC 마운드의 중심을 우뚝 섰다. 이밖에도 김성배와 오현택, 금민철 등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재기의 무대에 섰다.

이처럼 2차 드래프트는 전력 강화를 꿈꾸는 구단들의 구상과 출장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에게 모두 기회가 될 수 있는 무대다. 신인 드래프트나 FA 영입, 트레이드 외의 새로운 선수 수급 방식이다. 메이저리그의 룰5 드래프트를 본땄다. 9구단으로 KBO에 입성한 NC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었다.

2차 드래프트는 2011년말부터 시작해 2년마다 11월 열린다. 올해가 5번째가 된다. 40명 보호선수 외에 지명할 수 있다. 각 구단은 3명까지 지명할 수 있다. 한 팀에서 4명을 초과해 지명할 수는 없다. 직전 시즌 성적 역순으로 지명한다.

1라운드 지명 선수는 3억원, 2라운드 지명 선수는 2억원, 3라운드 이후 지명 선수는 1억을 원소속 구단에 지급해야 한다. 지명된 선수들의 트레이드는 1년간 금지된다.

2차 드래프트는 선수 불균형 해소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올 시즌 처럼 상위팀과 하위팀의 성적이 극명하게 나뉘는 상황에서 제도 확대가 더욱 필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팀의 안정성을 해칠수도 있지만, 격년제가 아닌 매년 실시하는 방안도 이제 고려해볼만하다. 선수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구단에게 내년 전력 강화의 방편으로 적극 활용한다면 2차 드래프트는 더욱 유용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리고 40명으로 규정한 보호선수를 축소하는 것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프로야구의 위기를 타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