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임대 계약’에 가려진 그림자

입력 2019-10-21 08:03 수정 2019-10-21 08:40

그리핀은 지난해 12월 ‘래더’ 신형섭을 플래시 울브즈(대만·홍콩·마카오)로 임대 보냈다. 신형섭은 2018 LCK 서머 스플릿 2라운드 로스터에 미드라이너로 이름을 올린 선수다. 라이엇 게임즈 공식 계약 문서에 따르면 신형섭의 임대 계약기간은 2019년 11월19일까지다. 신형섭은 이미 그리핀 팀에 합류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형섭은 ‘첫 임대 사례’로 주목 받았다. 2016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7년 1월 그리핀 창단 멤버로 합류한 뒤 팀의 맏형으로 중심을 잡았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플래시 울브즈로 1년 임대 계약을 맺으며 침체에 빠진 팀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신형섭의 첫 임대 계약은 미담이 될 수 있었다. 임대를 보낸 그리핀이 ‘복수 선수 임대’ 의혹을 받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리핀의 모기업인 스틸에잇은 20일 발표를 통해 지난 5월부터 징동 게이밍(JDG, 중국)에서 활약 중인 ‘카나비’ 서진혁은 그리핀 소속으로 임대계약 상태라고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 계약 사이트에 따르면 서진혁의 계약 기간은 2020년 11월17일까지다.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 공식 규정집’ 3조 3항 ‘선수 임대’는 해당 리그 팀의 로스터에 포함된 한 명의 선수는 해외 프로 또는 세미 프로팀에 임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른바 ‘북미법’을 고스란히 가져온 이 제도는 업계에 따르면 무분별한 선수 장사를 막기 위해 제정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임대 이적이 다른 스포츠 대비 활성화되지 않아 제도적 정착이 이뤄지지 않은 헛점을 그리핀이 악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 규정이 시즌별 로스터 기준인지, 팀 단위 기준인지 불분명하다. 전자의 경우 그리핀은 서로 다른 시즌에 선수 임대를 보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팀 단위로 산정할 경우 현재 그리핀은 두 선수를 임대 보냈기 때문에 규정을 위반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리그(LPL)가 임대를 금하고 있는 것 또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라이엇 게임즈는 국가별 지사가 다른 리그 규정을 세우고 있다. 가령 신형섭이 임대로 간 대만·홍콩·마카오(LMS)는 임대가 가능하나 LPL의 경우 임대 계약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해당 논란에 대해 “조사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