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잘 싸우는 팀, 담원 게이밍

입력 2019-10-21 01:17 수정 2019-10-21 01:20
라이엇 게임즈 제공

담원 게이밍(한국)이 디펜딩 챔피언의 미간에 ‘핵주먹’을 적중시켰다.

담원은 21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베르티 뮤직홀에서 열린 ‘2019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D조 2라운드 4번째 경기에서 인빅터스 게이밍(IG, 중국)을 잡았다. 4승1패가 된 담원은 잔여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우리는 싸움을 피하지 않는다”는 담원의 모토가 잘 드러났던 한 판이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상체 주도권을 빼앗겼다. ‘너구리’ 장하권(블라디미르)이 상대의 거센 압박에 고전했다. 그러나 매 순간 전투를 유도해 끈질기게 상대를 추격했다. 결국 ‘쇼메이커’ 허수(아칼리)와 ‘캐니언’ 김건부(리 신), ‘뉴클리어’ 신정현(카이사)의 활약에 힘입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내셔 남작 둥지 앞에서의 교전은 이날 게임의 승부처였다. ‘베릴’ 조건희(레오나)가 전사한 상황이었지만, 담원은 개개인의 메카닉을 앞세워 수적 열세를 뒤집고 에이스를 띄웠다. 각 포지션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더샤이’ 강승록(제이스)과 ‘루키’ 송의진(오리아나)도 담원의 과감한 공격에 쩔쩔맸다.

신정현의 각성은 요즘 담원의 공격력이 한층 강화된 계기다. 그간 캐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그였다. 이날은 IG의 후반 보험인 ‘재키러브’ 유 웬보(신드라)를 시종일관 압도했다. 내셔 남작을 두고 펼쳐진 전투에서는 날쌘 어그로 핑퐁 후 더블 킬 사냥으로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LoL은 포탑을 부수는 게임이다’라는 말은 오랜 시간 LoL 유저들에게 일종의 격언처럼 받들어졌다. 난전을 기피하고, 운영을 중시하는 한국에서 더더욱 그랬다. 그러나 ‘챌린저스가 낳은 괴물’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하다. 그들은 적 챔피언을 전부 죽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쉬운 포탑 철거 방법이라고, 롤드컵의 결과로 말하고 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