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상산고 졸업생 10명 중 4명은 의대에 진학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도 민족사관고도 의대 진학 비율이 20%를 넘어서는 등 전국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는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가 의대 입시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의당 여영국 의원이 20일 공개한 ‘2019학년도 외고·자사고 졸업생 계열별 대학 진학실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자사고 졸업자 중 의학계열 진학 비율은 6.5%로 그 해 대학 신입생 중 의과계열 비율인 6.6%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전국 단위 자사고 10개교로 한정할 경우 의대 진학 비율은 11.9%로 두 배가량 높았다.
전국 단위 자사고를 학교 별로 살펴보면, 상산고의 졸업생 대비 의학계열 진학 비율은 37.6%에 달했다.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의대에 진학한다는 얘기다. 이어 민족사관고(24.0%), 울산 현대청운고(18.1%), 경북 포항제철고(10.4%) 등의 순이었다.
해당 시·도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광역단위 자사고도 의대 진학 비율이 높았다. 휘문고(22.8%), 세화고(22.6%), 해운대고(22.2%) 등이 나란히 3~5위에 올랐다. 광역단위 자사고는 의대 진학 비율이 높은 자사고 10곳 중 절반인 5곳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이른바 ‘교육특구’로 불리는 서울 서초·강남·양천구 일반고가 다른 지역보다 서울대 합격생을 더 많이 배출하는 것도 확인됐다.
국회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20일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2019학년도 신입생 출신 고등학교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전국 일반고(공·사립 포함) 3학년 학생 총 35만5220명 중 서울대에 진학한 학생은 총 1730명이었다. 학생 1000명당 4.9명이 서울대에 들어갔다는 의미다.
지역별 비율을 살펴보면 서초구가 28.3명으로 가장 높았다. 서초구가 전국 평균에 비해 약 5배 가량 높은 셈이다. 이어 서울 강남구(27.1명), 서울 양천구(16.2명), 경기도 과천(14.7명), 경기도 성남 분당구(14.6명), 울산 동구(11.7명), 부산 부산진구(11.2명), 서울 광진구(10.7명), 서울 송파구(10.5명) 등의 순이었다.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지역이 사교육 지출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이 집계한 지난해 서울 25개 자치구별 학생 1인당 월평균 학원비를 살펴보면 강남구가 38만3500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서초구(33만1500원), 양천구(27만5800원), 송파구(27만890원) 등의 순이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