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쿠르드, 휴전 합의 이후에도 교전 지속… 에르도안 “테러리스트 짓부수겠다”

입력 2019-10-20 17:07

터키와 쿠르드족이 미국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지만 양측 간 교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양측은 상대편이 휴전 조건을 위반했다며 서로 맹비난했다. 논란 속에 시리아에서 떠난 미군은 이라크 서부로 이동해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터키 국방부는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터키군은 휴전 합의를 완전히 준수한 반면,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쿠르드민병대(YPG) 소속 테러리스트들은 지난 36시간 동안 14건의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쿠르드족이 이끄는 시리아민주군(SDF)은 터키 측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SDF는 휴전이 체결된 이후 터키 측 공격으로 최소 민간인 20명과 군인 1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공격이 터키 정규군 소행인지, 친(親)터키 반군 소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7일 터키 앙카라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면담한 뒤 터키가 5일 동안 쿠르드족과 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시간 동안 쿠르드족이 터키가 설정한 안전지대에서 철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공세를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리아인권관측소 등에 따르면 휴전 발표 이후에도 쿠르드족 요충지인 라스알아인 등 격전지에서는 여전히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족을 겨냥해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터키 중부 카이세리 지방에서 열린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합의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120시간이 지나자마자 작전을 재개할 것”이라며 “테러리스트의 머리를 짓부수겠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발언을 하며 청중들을 향해 군대식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시리아를 떠난 미군은 이라크 서부로 옮겨갈 예정이다. 그곳에서 IS 잔당 소탕작전을 지속할 계획이다. 중동 순방 중인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기내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리아 북동부에서 미군이 빠르게 철수하고 있다”며 “이들을 이라크 서부로 재배치하는 게 현재 전략”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들은) 이라크 방위를 도우면서 IS 소탕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군의 시리아 철수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18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는 심각한 전략적 실수”라며 “미군이 철수하고 터키와 쿠르드족 간에 적대감이 고조되면서 미국은 ‘전략적 악몽’에 직면했다”고 맹비난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