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로 투쟁 동력을 잃은 자유한국당이 고심에 빠졌다. 답보 상태인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당내 인적 쇄신과 보수통합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당은 이달 중 인재영입 명단 일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100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한국당 지지율은 27%로 전주와 같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6%, 무당층은 23%를 보였다. 조국 정국을 겪으며 한국당은 20% 초반에서 중·후반으로 올라섰지만 눈에 띄는 반등 추이는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중도층의 호감도를 어떻게 끌어올지다. 한국갤럽의 지난 10일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당에 대한 중도층의 호감도는 23%지만 비호감도가 66%에 달했다. 민주당의 경우 중도층 호감도는 43%, 비호감도는 46%였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당은 쇄신을 통한 지지율 반등을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2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달 중 인재영입 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다. 명단이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예비 리스트 중 일부만이라도 소개를 하자는 차원”이라며 “논의의 물꼬를 트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는 이미 20명 안팎의 영입 대상 명단을 만들었지만, ‘조국 정국’과 여당의 물갈이 기류 등을 지켜보며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조국 정국이 조기에 마무리되면서 한국당은 민주당의 총선 대응 기류를 지켜보자는 태도에서 이슈를 선점해야 한다는 전략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3선 이상 용퇴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3선 이상은 기존의 지역구를 포기하고 출마 자체를 접거나 수도권으로 나오는 용단을 보여줘야 한다”며 “‘한국당이 변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대대적 물갈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 110명 중 3선 이상이 36명인데, 중진 물갈이론이 힘을 받으면 산술적으로만 따져도 30% 이상이 바뀌게 된다. 다만 무턱대고 중진 물갈이를 추진할 경우 맞닥뜨릴 당내 반발과 신인 인력풀 등 현실적 어려움은 과제로 남아있다.
보수통합에 대해서는 당내 의견이 한데 모이지 않은 상황이다. ‘박근혜 탄핵’을 걸고넘어지는 유승민 의원을 두고 친박계 의원들의 의견이 갈리고, 안철수 전 대표 영입을 두고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황교안 대표나 대표 측근이 미국에 가서 안 전 대표를 만나고 오는 것만으로도 보수통합과 한국당의 포용성을 보여주기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