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년 챔프’ 저스틴 토머스, 제주도 비바람 뚫고 버디 9개

입력 2019-10-18 21:21 수정 2019-10-18 21:26
저스틴 토머스가 18일 제주도 서귀포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2라운드 4번 홀에서 세컨드샷을 하고 있다. JNA골프 제공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원년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2년 만의 우승 탈환을 향해 바짝 다가섰다.

토머스는 18일 제주도 서귀포 클럽 나인브릿지(파72·7241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더 CJ컵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쓸어 담고 9언더파 63타를 적어냈다. 중간 합계는 13언더파 131타. 선두에서 출발한 안병훈(11언더파 133타)을 2타차로 밀어내고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안병훈은 대니 리(뉴질랜드)와 함께 공동 2위에 랭크됐다.

더 CJ컵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PGA 투어 정규대회다. 토머스는 2017년에 출범한 이 대회의 원년 챔피언 타이틀을 갖고 있다. 토머스는 지난달 3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이 대회의 미디어 설명회로 보내온 영상 메시지를 통해 “더 CJ컵 우승 트로피가 서재에 있다. 그 옆에 트로피를 하나를 더 놓고 싶다”며 우승 탈환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토머스는 PGA 투어 통산 10승 중 3승을 아시아에서 수확했다. 2015~2016년 말레이시아 CIMB 클래식을 2연패한 뒤 2017년에 아시아를 정복한 대회가 바로 더 CJ컵 원년이었다.

안병훈은 전날 클럽 나인브릿지에 잔잔하게 분 순풍을 타고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몰아쳐 단독 선두에 올랐지만,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바람이 다소 강해진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안병훈은 17~18번 홀과 이어진 1~2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고 한때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지만, 6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후반에 다소 주춤했다.

토머스의 절친으로,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조던 스피스(미국)는 중간 합계 9언더파 135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PGA 신인왕 임성재는 이날 1타를 잃은 중간 합계 3언더파 141타를 기록해 공동 9위에서 공동 28위로 뒷걸음질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인 브룩스 켑카(미국)는 중간 합계 이븐파 144타로 공동 51위까지 밀려났다.

저스틴 토머스가 18일 제주도 서귀포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2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JNA골프 제공

저스틴 토머스 2라운드 기자회견

-2라운드를 마친 소감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경기했다. 특별한 점은 없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경기했고 티샷, 아이언샷이 다 좋았다. 그린도 놓치지 않았다. 후반 아홉 홀을 잘 붙여 수월하게 경기했다. 주말에도 지금의 경기력을 이어가면 좋겠다.”

-이번 코스에서 재작년에 이어 63타를 쳤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 기상 여건에서도 63타는 만족스러운 결과다. 비교하자면, 2년 전의 63타를 기록했을 때가 더 나았던 것 같다. 바람이 더 강하게 불었다. 오늘은 다소 온화한 날씨였다. 바람이 덜 불고 볼 컨트롤도 잘했다. 스트라이킹이 잘됐다. 아이언샷도 쉽게 돼 버디 기회를 많이 잡았다.”

-조던 스피스가 본인의 추천으로 처음 참가했다. 스피스가 어떻게 평가하던가.

“우리는 매일 밤마다 만나 수다를 떨지 않는다. 경기나 코스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누지 않는다. 화요일(지난 15일)에 스피스와 함께 연습했다. 벤트 그린을 많이 좋아하는 선수고, 라이가 고르지 않는 플레이를 도전적으로 생각하는 선수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PGA 마스터스가 열리는 곳)과 비슷한 면이 그린이 있는데, 스피스는 이런 면을 즐기는 친구다. 즐기고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별다른 계획은 없다. 다른 선수와 저녁을 먹는 정도가 될 것이다.”

-타이거 우즈와 가까운 사이로 알고 있다. 2라운드에서는 필 미켈슨과 함께 경기했다. 전설적인 선수에게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자세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들로부터 영감이나 교훈을 받는가.

“참 많은 것들을 배운다. 두 선수 모두 나에게 시간을 할애할 만큼 인격적으로 훌륭하다. 연습할 때, 저녁을 함께 먹을 때, 같은 조에서 경기할 때 대화를 많이 시도한다. 중요한 것도 많이 배우지만, 사소한 버릇도 많이 배운다. 면밀히 관찰하고 사소한 부분도 모방하기 위해 노력한다.”

-평소 목표를 밝히지 않는다.

“목표를 루키 시절에 공개한 적이 있었다. 잘하고 있었는데, 밝힌 목표가 부담됐다. 목표를 공개 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 이후로 목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서귀포=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