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죄가 없다, 죽을때까지 사죄” 박근혜에게 띄운 최순실 옥중편지

입력 2019-10-18 17:47
연합뉴스

국정농단 혐의로 수감 중인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하려는 편지의 내용이 공개됐다. 최씨의 옥중 편지에는 “대통령은 죄가 없다. 내가 지은 죄를 다 안고 가고 싶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17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최순실씨의 옥중편지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최씨가 구치소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전하는 말을 받아적은 편지를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최씨는 “대통령께 편지를 쓰지 말라는 압박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면서 “고초를 겪는 분께 왜 사죄 한번 하지 않았나 싶었다. 변호사를 통해서라도 박 대통령과 국민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대통령 취임 전 일찍 곁을 떠났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고, 훌륭한 대통령으로 국민 마음에 남았을 것인데 죄스럽고 한탄스럽다”며 “투명인간으로 남모르게 도왔어야 하는데 주변의 나쁜 인연을 만나 대통령에게 죄를 씌워 고통과 괴로움뿐”이라고 전했다.

최씨는 또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수술까지 받으셨다는 소식에 마음이 먹먹해졌다. 제가 지은 죄 다 안고 갈 수 있으면 안고 가고 싶은 마음인데, 정부에서 재판 기간을 늘릴 대로 늘려가며 대통령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태블릿PC와 수조원 은닉재산 등 가짜뉴스는 사실이 아님이 밝혀지고 있고, 저도 이제 용기를 내서 사실이 아니라 말하려 한다. 탄핵 가담 세력들이 무리수를 둬 대통령을 탄핵하고 뇌물죄를 씌운 것은 역사가 판단할 것이 아니라 지금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애당초 대통령은 무죄이고 죄가 없다. 대통령 곁에 머물렀던 죄로 나만 죄를 지고 갔으면 됐을 문제”라면서 “다음 생이 있다면 절대 같은 인연으로 만나지 않겠다. 생이 끝나는 날까지 가슴 깊이 사죄한다”며 편지를 끝냈다.

이와 함께 류 전 최고위원은 최씨가 작성했다는 진술서도 공개했다.

최씨는 진술서에서 “이번 항소심(파기환송심)에서 용기를 내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하려 한다”며 “법정에서는 진실이 있는 그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도 아닌 일개 국민인 제가 왜 받지 않은 뇌물로 처벌받아야 하느냐”며 “삼성이 스스로 판 말조차도 제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허구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최씨는 지난 11일 박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쓸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서울 동부구치소 관계자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