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안하면 가스실 보낸다” 수업 중 농담했다 해고된 英초등교사

입력 2019-10-19 04:00
영국 런던 북부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영국 메트로 기사 캡처

영국 런던 북부 래들릿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숙제를 끝마치지 않은 학생에게 “가스실에 보내겠다”는 농담을 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스실 학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 방법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교사의 발언 당시 교실에 있던 학생 28명 중 11명이 유대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이 실언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해당 교사는 발언 직후 학생들에게 그날 일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방과 후 교사의 반유대적 발언을 부모에게 알렸으며 이후 사건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교사를 해임시키지 않으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학교 관계자는 실언한 교사가 보조강사이며 발언이 공론화된 이후 해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가 위치한 래들릿에는 2200명 이상의 유대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래들릿 유대교 회당의 정통 율법 학자 존 휴즈. 영국 메트로 기사 캡처

래들릿 유대교 회당의 정통 율법학자인 존 휴즈는 메트로와의 인터뷰에서 “소식을 접하고 매우 충격을 받았다. 나치가 저지른 가스실 학살은 유대인들에게만 한정되는 처벌이 아니기 때문이다”라면서도 “이 같은 잔혹 행위로부터 안전한 국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자행된 유대인 대학살이 얼마나 심각한지 사람들로부터 점점 잊히는 분위기”라며 “홀로코스트의 악몽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역사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홀로코스트는 단지 유대인들만의 아픈 기억이 아닌 모두의 이야기”라며 “이 같은 참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데 모두가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존 휴즈는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두려워하지 말라는 당부의 메시지도 보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