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만난 므누신 美재무장관 “韓 환율정책 높이 평가”

입력 2019-10-18 15:11
므누신, 자동차 관세 배제 요청에 “한국 상황 고려할 것”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한국의 확장적 재정정책·완화적 통화정책 적절”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외환정책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한국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또 한·일 무역 갈등도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이밖에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인도 재무장관, 국제 신용평가사 인사들과도 연이어 면담을 갖고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홍 부총리와 므누신 재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재무부에서 양자면담을 갖고 자동차 관세, 외환정책, 일본 수출규제 등 경제 전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양자면담은 홍 부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및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차 워싱턴DC를 방문한 계기로 이뤄졌다.

먼저 므누신 장관은 한국의 외환정책을 높게 평가했다. 므누신 장관은 한국이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주기를 기존보다 더 단축하는 등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봤다. 환율조작국을 결정하는 환율보고서는 이달 발표될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자동차 관세 부과 대상에서 한국이 제외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규정한다. 므누신 장관은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답변했다.

홍 부총리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도 언급했다. 그는 수출규제는 국제 무역 규범에 위배되며 글로벌 가치사슬을 훼손해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하면서 “양국 간 대화와 외교적 노력으로 조속한 시일 내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므누신 장관도 한·일 양국의 관계가 조속히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하향 조정했던 IMF의 총재와 만남도 관심거리였다. 홍 부총리를 만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세계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고령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 제고”를 당부했다.

홍 부총리는 니르말라 시타르만 인도 재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선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의 조속한 마무리를 촉구하면서 글로벌 가치사슬 강화를 위한 공조를 제안했다.

이밖에 홍 부총리는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Fitch)의 국가신용등급 담당 고위급 인사들과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과 투자 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소비와 기업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며 “최근 소비자 물가 하락은 단기적 현상으로 디플레이션(장기 물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