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선교유적지 보존·계승사업 본격 추진

입력 2019-10-18 15:00 수정 2019-10-18 23:07
박한길 회장 인사말.

(사)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이사장 소강석 목사)과 유통기업인 애터미㈜(회장 박한길, 대표 도경희)는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종합관에서 협약식을 갖고 문화유산 및 선교유적지의 가치를 계승하는데 적극 협력키로 했다.

양 기관은 노고단과 왕시루봉 선교유적지를 비롯, 한국교회 초기 선교사들의 행적을 기록하고 전파할 계획이다.

또 전남 구례군에 있는 왕시루봉 유적지 관광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구례군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리산 유적지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기로 했다.
인요한 공동이사장

왕시루봉 교회는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5년 전인 1962년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졌다.

1921년부터 성경을 번역하고 영성훈련을 실시하던 지리산 노고단 교회가 6·25 전쟁과 태풍 등으로 파괴되면서 인근의 왕시루봉으로 옮겨간 것이다.

노고단 교회는 일종의 치유센터였다. 말라리아, 이질 등 풍토병으로 고통받던 선교사들이 이곳에서 치료를 받고 예배도 드렸다.

현재 왕시루봉엔 수양관 주택 10동과 교회, 창고 등의 시설이 남아있다.

선교 전문가들은 왕시루봉 수양관 주택들이 일본과 북미, 노르웨이 등 각국의 건축 양식을 도입하면서도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 구조를 접목한 보기 드문 유적이라고 평가한다.

보존연합 인요한 공동이사장은 “어릴 때 왕시루봉에서 예배를 드리며 자랐다”며 “어린 자녀를 잃은 선교사들이 아픔을 극복하고 조선을 사랑하며 영성을 키워가던 일을 기억한다. 왕시루봉 선교유적지 보존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리산선교유적지 협약 체결. 왼쪽부터 인요한 교수, 박한길 회장, 소강석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소강석 이사장은 “지리산 선교유적지는 한국교회의 선교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호남의 선교사들이 함께 만나 화합을 이룬 현장이기도 하다”고 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한국교회의 유산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유산”이라고 했다.

김순호 구례군수 역시 “지리산 선교유적지는 구례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이 땅에 온 선교사들의 믿음과 희생이 숨쉬는 곳이다. 왕시루봉에 대해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군의 관광자원으로 더욱 빛나길 바란다”고 했다.

애터미 박한길 회장은 지리산 선교유적지 보존·계승사업을 위해 3억원을 후원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척박한 이 땅에 와서 교육과 의료, 복지시설을 세우고 오직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 민족을 섬긴 선교사들의 흔적을 보존해야한다. 그래서 후세에 교훈의 장소로 남겨야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유서 깊은 곳의 보존을 통해 다음세대에 가능성과 도전, 꿈을 심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