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성장률 6% 역대 최저… 내년 5%대 예상, 세계경제 타격우려

입력 2019-10-18 14:13 수정 2019-10-18 15:05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역대 최저인 6.0%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전쟁, 제조업 부진이 중국 경기 둔화에 영향을 미치면서 내년에는 5%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제 엔진 역할을 해온 중국 경기둔화는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8일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증가율이 6.0%라고 밝혔다. 1분기 6.4%, 2분기 6.2%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져, 중국 정부가 사수하려는 6.0%에 턱걸이했다. 이는 중국이 분기별 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 통계국은 “일반적으로 말하면 국가 경제는 전반 3분기 동안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했다”면서도 “국내외의 복잡하고 심각한 경제 상황,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증가하는 대외 불안정성 및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경제가 하향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제조업 부진 및 투자심리 저하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타격을 입혔다고 봤다. FT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980년대 수준과 비교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체 경제규모는 현재가 훨씬 크고 더 이상 두자릿수 확장은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세계 금융기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5.8%로 예측한다. 일부 투자은행은 5.5%까지 급락할 것으로 본다.

중국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미·중 무역전쟁이다. 무역분쟁이 깊어지면서 중국의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하락했다. 중국을 먹여살리는 제조업도 무역전쟁의 타격을 받아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017년 7월 이후 최저치인 1.2% 하락했다. 미·중은 지난주 제한적인 수준의 합의를 이뤘지만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무역전쟁이 끝날지 회의적이다.

내부 상황도 좋지 않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은 지난해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에 큰 역할을 했던 지방 정부의 도로·다리 등 대규모 건설 사업도 주춤하고 있다.

IMF는 미·중 무역전쟁이 투자심리 등에 영향을 줘 세계 성장률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는 2019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2019년 3%로 잡았다. 이는 2017년보다 3.8% 포인트 하락, 6개월 전보다 0.3%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중국의 경제는 1990~2000년대를 거치면서 최고 14.2%(2007년)를 기록하는 등 고속성장을 거듭해왔지만 2010년(10.6%) 이후 점차 하향 추세다. 중국 정부도 중국 경제가 고도 성장기는 지났다는 인식 하에 2015년부터는 ‘신창타이(뉴노멀)’ 개념을 도입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경제성장이 점차 둔화되면서 지난해 경제성장률도 1분기부터 4분기까지 6.8%, 6.7%, 6.5%, 6.4%로 하락을 이어왔다. 이마저도 폐쇄적인 중국 당국에 의한 통계 조작 의심을 산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