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검찰 중립성을 보장한 정부와 관련한 질문에 “이명박 정부 때 가장 쿨하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그런 취지로 한 말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대검 대변인실은 18일 해명문을 통해 “국정감사 중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 어느 정부가 그나마 중립적입니까? 중립을 보장하고 있습니까’라는 모 의원의 질의에 대해 검찰총장은 과거 본인이 검사로서 직접 처리한 사건을 예로 들며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검찰 수사 과정의 경험 및 소회를 답변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 정부에서는 과거와 달리 법무부에 처리 예정보고를 하지 않고 청와대에서 검찰의 구체적 사건 처리에 관해 일체 지시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해당 의원이 답변 도중 다른 질의를 이어가면서 답변이 중단됐다”며 “이로 인해 검찰총장이 설명하려던 취지가 충분하게 전달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국정감사에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어느 정부가 그나마 보장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윤 총장은 “이명박 정부 때 대검 중앙수사부 과장으로서, 특수부장으로서 3년간 특별수사를 했다”며 “(이명박) 대통령 측근이나 형을 구속할 때 별 관여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상당히 쿨하게 처리했던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맥락상 이 의원의 질문은 문재인 정부라는 대답이 나올 것을 전제했던 것으로 보인다. 예상에서 벗어난 답이 나오자 이 의원은 머쓱한 듯 “네, 좋습니다”라며 윤 총장 말을 급히 잘랐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총장의 말을 근거로 지금 정부는 검찰에 간섭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지금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어떻다고 판단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다”며 “청와대가 검찰을 통제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청와대가 이야기해도 안 믿는 이들은 안 믿는다. 결국은 보여드릴 수밖에 없다. 청와대의 말을 믿고 같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