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표류해온 광주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다시 기로에 섰다. 우선협상자 이행보증금 분할납부를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어등산관광단지의 경우 사업자 공모과정에서 전체 사업비의 10%를 협약체결 이후 10일 이내에 이행보증금으로 납부하도록 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가 도중에 사업을 포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이에 따라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서진건설은 실시협약 체결과 동시에 10일 이내에 전체 사업비 5600억원 가운데 토지구매비를 제외한 사업비의 10%인 480억여원을 현금으로 납부하거나 보증보험에 담보와 수수료(약 18억원)를 내고 보증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서진건설은 최근 수익성 강화를 명분으로 ‘지하 상업공간을 늘리는 대신 지역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사업변경 계획안을 별도 제출하면서 이행보증금을 3단계로 분할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시는 법률자문을 거쳐 분할납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이행보증금 납부시한을 서둘러 통보해 주도록 했다.
시는 당초 서진건설 측이 이번 주 내에 이행보증금 납부를 마치면 오는 25일 협약체결을 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서진건설 측이 이행보증금 분할납부를 요구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포기로 이어져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또다시 헛바퀴를 돌리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군부대 포사격장으로 황폐화된 어등산에 유원지와 휴양시설, 호텔 등 관광자원을 유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광주 최대의 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이 사업은 2006년 첫 삽을 뜬 이후 잦은 사업자 교체로 골프장 외에는 현재까지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서진건설에 앞서 호반건설, 금강기업 등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공공성과 수익성 확보에 대한 시와 사업자간 이견으로 수차례 무산된 바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행보증금 분할납부는 당초 공모지침과 어긋난다”며 “서진건설 측의 답변에 따라 사업추진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