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달구는 ‘82년생 김지영’… 베스트셀러 1위·온라인 논란도

입력 2019-10-18 00:30

페미니즘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중국에서 소설부문 1위를 차지하면서 이 책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도서출판 민음사는 지난 9월 출간된 ‘82년생 김지영’ 중국어판이 전날 기준 중국 최대 온라인 서점인 ‘당당’에서 소설부문 1위를 차지했다고 17일 밝혔다. 민음사는 지금까지 모두 6만5000부를 중국에서 발간했다.

소설부분 1위를 차지한 '82년생 김지영' 출처=중국 온라인 서점 '당당' 캡처

책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 책을 둘러싼 중국 내 논란도 커지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 책 등의 평점을 매기는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 도우반(豆瓣)에는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리뷰가 7000건 이상 달렸다.

“남성과 여성 모두 이상과 현실, 자기 계발과 가족생활을 두고 고민하지만, 여성이 종종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 사회의 여성들이 느끼고 있는 것과 중국이 가진 문제가 비슷하다” 등 우호적인 리뷰들이 많다.

그러나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 “많은 중국 여성들은 소설 속 김지영의 이야기를 보고 자신과 같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여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여성은 여성만의 생활 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느꼈다. 중국 사회 속에서 여성에게 주어지는 표준적인 생활 방식은 바쁘지 않은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 미래에 가족을 돌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는 리뷰가 많은 공감을 받기도 했다.


중국의 남자 대학생 정우희(21)씨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이 책이 아주 유명하다”며 “여학생들과 이것에 관해 얘기를 나누면 종종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듯 많은 중국 남성들은 다른 나라의 남성에 비교해 가사를 도맡아 하기도 한다”며 “중국에서는 남성이 여성을 배려해야 한다고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씨의 친구인 여대생 리멍멍(21)씨는 “배려하지 않아도 좋으니 사회적으로 평등한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82년생 김지영’은 조남주 작가의 소설로 82년생으로 30대 전업주부인 김지영의 삶을 통해 여성들이 경험하는 차별 문제를 그렸다. 소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여성들의 일상을 재현하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남성을 가해자로 묘사해 성 갈등을 조장한다며 불편한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오는 23일 국내에서 개봉된다.

김도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