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의 여파로 강원도 접경지역에서 예정돼 있던 관광행사와 축제가 잇따라 취소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강원도는 ASF가 확산됨에 따라 이달 한 달간 접경지역에서 운영키로 했던 ‘DMZ 관광의 달’ 프로그램 중 ‘철원 DMZ 관광 프로그램’을 전면 취소한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DMZ 관광의 달은 화천과 인제, 고성, 양구 등 4개 지역에서만 운영된다. 이와 함께 도는 연말까지 철원에서 예정된 평화이음토요콘서트, 문화난장판, 프린지페스티벌 등 모든 문화공연 행사도 모두 취소했다. 도는 철원을 제외한 나머지 접경지역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 DMZ관광의 달과 연계한 프로그램 일정을 취소 및 연기할 방침이다.
양구지역 대표 가을 축제인 시래기 축제와 사과 축제도 ASF 차단을 위해 취소됐다. 양구군축제위원회와 양구사과축제위원회는 오는 26∼27일 개최 예정이던 2019 DMZ 펀치볼 시래기 축제와 다음 달 2∼3일로 예정된 2019 양구 사과 축제를 전격 취소했다. 최근 ASF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인접한 철원지역에서 잇따라 발견되는 등 ASF가 지역 내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 양구군 관계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의 한 부분을 담당하던 두 축제를 취소하기까지 깊은 논의가 있었다”며 “양구군의 우수 농산물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화천군은 ASF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20일 열릴 예정이던 DMZ 랠리 리버스 대회를 취소했다. 전국의 자전거 동호인 2000여명이 참여하는 이 대회는 한묵령, 해산령, 평화의댐 구간 코스를 달리는 대회로 자전거 동호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이에 앞서 화천군은 ASF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배스낚시대회를 취소했으며 지난 7일부터 상서면의 칠성전망대 안보견학을 일시 중단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차단 방역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