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 홍남기 “한국, 30-50 클럽 중 가장 높은 수준 성장률”

입력 2019-10-17 11:28 수정 2019-10-17 11:31
최근 IMF 등 잇따른 성장률 전망치 조정에 반박 성격
부총리 “디플레 아니다…내년에 물가 상승률도 1%대 회복” 전망
일 수출규제 언급하며 ‘외교적 노력’ 강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한국경제 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은 ‘30-50 클럽’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물가 등 저물가와 저성장 우려가 높아진 데 대한 반박 성격이 강하다.

홍 부총리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한국경제 설명회(IR)를 열고 “한국은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지난 2017년 30-50 클럽에 7번째로 가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30-50 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가 포함돼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7%로 30-50 클럽 국가 중에서는 미국(2.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프랑스가 1.7%, 독일은 1.5%, 영국은 1.4%, 이탈리아와 일본이 각각 0.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홍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 등을 위해 지난 15일부터 미국 출장 중이다. 부총리가 직접 해외에서 한국경제 설명회를 주재한 것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7년 1월 유일호 전 부총리가 주재한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홍 부총리가 이 자리에서 ‘성장률’을 강조한 것은 최근 국제기구 등에서 잇따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것과도 관련이 깊다. 현재 정부나 한국은행이 보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2.2~2.5% 수준이지만, 이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IMF는 최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낮췄다.

홍 부총리는 최근 저물가로 인한 디플레 진입 우려와 관련해서도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상태에 있거나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소비자물가 하락이 농수산물 가격하락, 국제유가 하락 등에 따른 것으로 진단하며 “특이요인이 완화되면 연말에 0% 중반대, 내년에는 1% 초반대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부총리는 또 최근 일본 수출규제를 설명하며 “글로벌 벨류체인을 훼손하고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과 함께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보다 외교적 노력을 먼저 언급한 것은 의미심장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을 계기로 아베 신조 총리와 회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일 관계가 개선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