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대표팀의 ‘평양 원정 경기’ 녹화 중계가 무산됐다.
KBS는 17일 “이날 오후 5시 방송 예정이었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축구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3차전 남북한 간 경기의 녹화 중계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상파 3사는 이날 오전 영상이 DVD 형태로 선수단을 통해 들어오는 대로 분량이나 그림 상태 등을 확인한 뒤 방송하겠다고 예고했다.
KBS는 경기가 종료된 후에도 방송권료 등을 놓고 최후까지 협상을 벌였으나 정상적으로 방송을 하기 어렵다는 최종 판단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녹화 중계 취소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지난 15일 열린 남북 간 축구 대결은 생중계와 관중, 취재진이 없는 이례적 상황에서 0대 0 무승부로 끝났다.
인조 잔디에서 열린 경기는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됐고, 북한 선수들이 거친 플레이를 펼쳐 우리 선수들이 부상 위협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벤투 감독은 북한전 직후 “주심이 경기를 자주 끊으면서 중단된 시간이 많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감독은 입국 후 공항 인터뷰에서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상대가 워낙 거칠게 나와 경기가 자주 끊겼다”며 “거친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경기가 중단됐고, 심판이 상황을 바로잡고 선수들에게 주의를 주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경기가 계속 끊겼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귀국 후 “상대가 많이 거칠게 나왔다. 심한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면서 “이런 경기에서 부상 없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