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를 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수사를 받아온 전직 서울대 교수가 검찰에 넘겨졌다. 이 교수는 ‘서울대 A교수’로 불려왔다. 그는 제자 추행 의혹뿐 아니라 제자의 연구 성과도 가로챘다는 의혹을 받아 지난 8월 서울대 교수직에서 해임된 바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 A씨를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서울대 재직 당시 외국 학회에 제자인 김실비아(29)씨와 동행하면서 옷 안으로 손을 넣어 신체를 만지거나 강제로 팔짱을 끼는 등 2015년 1차례, 2017년 2차례 성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A씨에게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행을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교내 조사기관인 인권센터에 A씨의 성추행 의혹을 신고했으나 인권센터는 징계로 정직 3개월을 권고했다. 이에 불복한 김씨는 학내에 대자보를 붙였고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김씨는 A씨를 고소하기 위해 귀국하기도 했다. 지난 6월 검찰에 고소장을 냈고, 검찰은 경찰에 수사를 맡겨 진행해왔다.
김씨가 제기한 의혹에 서울대생들은 ‘서울대 A교수 사건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꾸려 김씨를 지원하고 학교 측에 A교수의 파면 등 엄정한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A씨의 파면을 요구하며 A씨의 연구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경찰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씨는 제주 추행 의혹과 더불어 제자의 연구 성과를 가로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결국 서울대는 지난 8월 A씨를 교수직에서 해임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