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 “상당히 안 좋은 경기…거친 플레이로 경기 중단 잦아”

입력 2019-10-17 03:39
파울루 벤투 감독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마치고 귀국한 17일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평양 원정에 대해 준비한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 상당히 안 좋은 경기였다는 의견을 밝혔다.

대표팀은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2차예선 H조 3차전을 마친 뒤 중국 베이징을 거쳐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유례없이 무관중·무중계로 치러진 경기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 한국은 113위 북한과 득점 없이 비겼다.

벤투 감독은 “상당히 안 좋은 경기였다. 준비하고 원했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어려움 많은 상황 속에서 경기 치렀는데 상대가 우리가 잘하는 것들을 못하게 해 전반전에 하려고 했던 플레이를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상대의 거친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경기가 중단되면서 심판들이 선수들에게 주의를 주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경기 흐름이 평소처럼 원활하지 못했고 끊기는 상황이 많았다”고 전했다.

벤투 감독은 4-4-2 포메이션에서 4-3-3으로 전환한 후반 경기력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상대가 예상했던 대로 나왔지만 전반엔 빠르게 볼을 주고받으며 상대 뒷공간을 침투하는 움직임이 많이 나오지 못했다”면서도 “우리 스타일을 유지한 채로 포메이션을 바꿔 후반을 시작했는데 그러면서 플레이가 살아났고 특히 후반 마지막 30분엔 상대 미드필드와 수비 사이 공간을 잘 활용하며 좋은 골찬스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승부로 마쳤지만 수비적으로는 큰 문제없이 대응했고 경기를 잘 컨트롤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이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보여준 모습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평했다.

이번 경기는 취재진과 중계진의 방북이 허용되지 않은데다 관중도 없는 상태에서 생소하게 치러졌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축구라는 스포츠는 관중이 많이 들어와야 재밌고 흥미로운 경기가 된다”며 “그런 부분을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주어진 환경에 최대한 맞춰 준비하는 게 저희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레바논과 4차전을 치른다. 벤투 감독은 “남은 기간 이번 소집 때 부족했던 부분들이 뭐였는지 확인해 보완해 나가며 11월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공항=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