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原畫)와 IT(정보통신)기술, 두 가지 방식으로 명작을 더 생생하고 입체감 있게 만나는 전시회가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최정주)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모네에서 마티스까지 현대미술의 초창기 명작을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이는 ‘프렌치 모던:1850-1960’전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전시장에는 클로드 모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폴 세잔, 에드가르 드가, 앙리 마티스, 장 프랑수아 밀레, 마르크 샤갈 등 모더니즘의 시작과 끝을 이끈 대표 작가들의 원화가 내걸린다.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이 소장한 명작들로, 회화와 조각 59점이 긴 여정을 거쳐 제주로 왔다. 모두 비슷한 시기에 완성됐지만, 작가마다 각기 다른 시대 인식과 표현의 차이를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전시장 2층에서는 유럽 모더니즘 거장들의 작품을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만난다. ‘스마트 TV 구역’에서는 명작을 그림 전용 화면을 통해 슬라이드 형식으로 선보인다. ‘미디어아트 구역’에서는 반 고흐의 작품을 4WX 파노라마 시스템과 홀로그램 일루전 기술을 적용한 방식으로 음악과 함께 노출한다. 4WX(Fourth Wall Extension)는 제4의 벽을 설치해 홀로그램 상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얇은 막 형태의 홀로그램 스크린에 투영된 고흐의 그림은 마치 그림 속 장소에 관람객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입체적이고 생생한 형태가 된다. 여러 작가 중 고흐를 선택한 것은 광고를 통해 그의 작품이 일반인 사이에서도 친숙해졌기 때문이다.
모더니즘으로 표현되는 현대미술은 도시화와 산업화 등 세속화된 서구사회의 변화 속에서 태어났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사회 속에서 현대 미술가들은 새로운 미술 양식과 이념을 통해 기존의 가치에 도전해 왔다. 오랫동안 미술의 전제로 자리했던 ‘재현’으로부터 벗어나, 어느 때보다 다양한 주제를 다채로운 양식으로 작품화했다.
최정주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근현대기의 미술사를 관통하는 위대한 시대정신과 예술의 영향력을 보여주기 위한 취지로 기획했다”며 “4WX 파노라마 시스템과 같은 IT기술로 명작을 선보이는 것은 국내 미술관 최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 한쪽에는 근대 유럽 모더니즘 미술을 책으로 만나는 코너가 마련돼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전시는 18일부터 내년 2월 7일까지다. 관람료는 성인 1만원, 청소년과 어린이는 무료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