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포수 이지영(33)의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선 4경기에 나와 12타수 4안타, 타율 0.333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선 2경기에서 7타수 3안타, 타율 0.429를 기록 중이다. 특히 2차전에선 동점 적시타까지 때려내기도 했다.
올 시즌만큼 포수의 중요성이 부각된 해를 찾아보기 힘들다. 안정적인 주전 포수를 확보한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포수 전성시대를 이끈 이는 NC 다이노스 양의지(32)다. 계약기간 4년, 총액 125억원의 FA 대박을 터뜨리며 두산 베어스에서 이적했다. 양의지 영입은 대성공이었다. 타율 0.354로 타격왕은 물론이고 장타율과 출루율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투수 리드에선 국가대표 주전 포수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NC를 꼴찌에서 5등으로 이끈 일등공신이다.
두산 베어스에는 박세혁(29)이 있었다. 양의지의 이탈로 우려가 많았지만, 이를 지워버렸다. 타격에선 4홈런, 타율 0.279를 기록했다. 실책은 8개로 다소 많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감을 찾아갔다.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다. 국가대표에도 뽑혔다.
키움에선 앞선 언급한 이지영 외에도 박동원(29)이 있었다. 홈런 10개, 타율 0.297을 기록했다. 이지영과 함께 포수 마스크를 써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LG 트윈스에선 유강남(27)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홈런 16개에 타율 0.270을 기록했다. 실책 7개에다 도루 저지율이 저조하긴 했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올 시즌 포수난에 가장 고전했던 팀은 롯데 자이언츠다. 1군 무대를 밟은 포수 가운데 2할대 타자가 없었다. 롯데가 폭투 왕국이라는 오명을 받게 된 데 일조했다.
삼성 라이온즈에는 80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은 FA 강민호(34)가 있었다. 타율은 0.234로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들 가운데 최하위권에 속했다. 실책도 8개나 됐다. 먹튀 논란이 일만했다.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많은 비난을 받는 선수 중 한명이 SK 와이번스 포수 이재원(31)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69억원의 대형 FA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정규시즌 홈런 12개, 타율 0.268을 기록했다. 실책은 6개였다. 그런데 키움과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다.
야구를 흔히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그러나 올해는 포수들의 공수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다. 키움 이지영과 SK 이재원의 포수 대결도 지켜볼만한 대목이 되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