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토머스(미국)가 임성재에게 질투했던 기억을 뒤늦게 털어놨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을 하루 앞둔 16일 격전지 제주도 서귀포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토머스는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 대회의 원년 우승자이자 매년 출전한 ‘개근왕’이다.
토머스는 지난해 10월 이 대회 1라운드에서 임성재와 동반 라운딩을 펼쳤다. 1년 만인 이날 당시를 떠올리며 “임성재에게 정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예의가 바르고 친절했다”며 “특히 드라이버 샷이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했다. 탄도와 궤도에 대한 조절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임성재에 대한 토머스의 기억은 비교적 구체적이었다. 그는 “이 코스(클럽 나인브릿지)의 경우 교차 바람이 조금 부는데, 임성재는 공 잘 띄웠고, 그렇게 띄워진 공이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능력을 가졌다”며 “이 능력에서 나는 고전하고 있다. 약간의 질투도 났다”고 했다.
토머스는 임성재의 2018-2019시즌 PGA 투어 올해의 신인 선정에 “수상 자격이 있다. 축하해 주고 싶다”며 “PGA 투어에서 오랫동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 CJ컵 원년 챔피언의 재출전 소감은?
“다시 오게 돼 너무 기쁘다. 나에게는 좋은 추억이 많은 곳이다. 특히 음식, 골프 코스 등 주최 측에서 환상적인 대회를 준비한 덕에 항상 좋은 추억을 갖고 간다. 갤러리도 많이 나와 좋다.”
-(지난달 30일 끝난) PGA 투어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마무리도 잘 했다. 지금의 플레이는 어떤가.
“지난 시즌 마지막에 상승세를 타면서 마무리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기를 펼쳤고, 내가 노력하고 보완하려던 부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다. BMW 챔피언십 성적에도 만족해 올해 기대하는 바가 크다. 올해 필드 밖에서나 안에서 준비를 잘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지난해 더 CJ컵에서 친구인 브룩스 켑카에게 타이틀을 빼앗겼다. 되찾고 싶은가.
“일단 제주의 기상 여건에 승부가 걸려 있다고 생각한다. 첫해(2017년)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최종 합계에서 8, 9언더파를 바라봤지만, 지난해에는 첫해보다 바람이 강하지 않아 20언더파까지 나왔다. 올해 주어진 여건에 맞게 플레이하면 될 것 같다. 이곳은 바람이 많이 불면 어려워 현명하게 플레이해야 하지만, 바람이 잔잔하면 버디 기회가 많아진다. 주어진 조건에 맞게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CJ컵 3회 연속 출전이다. 올해에는 코스 변화가 조금 있었다고 한다. 코스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은가.
“먼저 재작년과 지난해의 코스 세팅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은 느끼지 못했다. 12, 16번에서 티가 조금 달라진 점 이외에는 잘 모르겠다. 올해의 경우 6번홀의 난도가 높아졌다. 뒤바람이 불지 않는 한 벙커를 넘기기가 조금 어렵다. 동료 선수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려우면 다른 선수들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잘하면 버디 기회도 잡을 것이다. 7번홀도 조금 변화가 있다. 결국 다 같은 코스이고 다 같은 여건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내가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지난해 더 CJ컵 1라운드에서 임성재와 경기했다. 임성재 경기력에 대해 평가할 수 있겠는가.
“지난해 같은 조에서 플레이할 때, 정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굉장히 어렸다. 신인 선수여서 사실은 아는 것도 많이 없었다. 하지만 예의가 바르고 친절했다. 특히 드라이버 샷이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했다. 탄도와 궤도에 대한 조절이 뛰어나다. 이 코스(나인브릿지)의 경우 교차 바람이 조금 부는데, 임성재는 공 잘 띄웠다. 또 띄운 공이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능력도 가졌다. 이것은 내가 고전하는 부분이다. 약간의 질투도 났다. 이번에 신인상 수상 자격이 있다. 축하해 주고 싶다. PGA 투어에서 오랫동안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 제주도 출신이라고 알고 있다. (더 CJ컵 출전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쁠 것 같다.”
-아시아에서 성적이 좋은 편이다. PGA 투어 선수에게 아시아 대회 우승의 의미는 어떻게 다가오는가.
“PGA 투어도, 개인 선수에게도 그(아시아 대회 우승의) 의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시아 스윙에 참여하면서 미국 이외의 지역에 노출돼 팬들이 많아졌다. 나의 성공은 아시아에서부터 시작됐다. 나에게는 개인적이고 특별한 추억이 많은 곳(대륙)이다.”
-저스틴 토마스와 브룩스 켑카,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된다. 누가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메이저 대회에서 기대하는 성적이 있는가.
“메이저 대회와 관련해 생각하는 바가 있다. 나는 프로로 전향한 뒤 매해 세우는 목표를 공개하지 않는다. (소속)팀과 나만이 알고 있다. 누가 이길까 하는 질문에는 솔직하게 답하기 어렵다. 우리(출전자) 모두 다 훌륭하다. 켑카는 세계 랭킹 1위이기 때문에 훌륭한 선수다. 나도 쟁쟁한 우승 후보라고 생각한다. 아마 우리 두 선수 모두 마지막 날 18번 홀에서 같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서귀포=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