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조류독감(AI) 등의 전파와 겨울철 야생멧돼지의 습격 가능성이 상승함에 따라 대전과 충남이 때 아닌 야생동물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16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 동물위생시험소는 지난 14일 야생멧돼지 1마리, 전날 5마리 등 총 6마리의 야생멧돼지를 포획해 ASF 검사를 진행했다.
이중 3마리는 음성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3마리는 16일 현재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충남에서 야생멧돼지 포획 작업이 본격화 된 이후 잡힌 16마리의 멧돼지 중 현재 검사중인 개체를 제외하면 13마리 모두 음성판정이 나온 상태다.
천안시·금산군 등 충남 각지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 폐사체의 경우 5마리는 음성 판정을 받았고 2마리는 현재 검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는 이와 함께 ASF 발생지역인 경기·인천의 살처분 작업에 참여한 413명(외국인232, 내국인181)은 현장에서 대인·의복 소독을 마쳤고, 귀가 후 10일 동안 축산농가에 방문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또 양돈장에 신규직원을 채용하거나 축사를 개·보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불가피한 경우 방역조치 이후 실시할 것을 권했다.
지난 12일 천안시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H5 항원이 검출됨에 따라 AI에 대한 예방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현재 정밀검사 중인 해당 시료에서는 아직까지 고병원성 AI의 징후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천안·아산·서산의 철새도래지 8곳에서 채취된 야생조류분변 140점에서도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도는 방역대 내에 위치한 112 농가를 대상으로 전화예찰을 실시하는 한편 오리농장 1곳을 정밀검사하는 등 AI 사전차단에 집중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오는 18일까지 ASF 차단 방역용 출입통제 띠를 제작하고 양돈농가에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작업을 마칠 것”이라며 “소규모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수매를 설득하고 축사 내 사육지도와 농장별 방역교육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 먹이를 찾아 민가까지 내려오는 야생멧돼지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됐다.
대전시는 ‘야생멧돼지를 만났을 때 행동요령’을 현수막으로 제작해 멧돼지 출몰지역 및 예상지역에 설치하는 한편, 지자체·동사무소 등에서 자생단체 회의가 열릴 때 대응 요령을 안내하기로 했다.
또 18일까지 대전오월드 등 4개 동물원·수족관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동물들에게 적절한 서식환경이 제공되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윤구 대전시 기후환경정책과장은 “야생동물 관리는 시민안전과 가축 전염병 예방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시민과 야생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