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 대구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과 함께 3대 미제로 남아있는 고(故) 이형호 유괴 살해 사건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보관된 유괴범의 목소리를 인공지능(AI)기술을 이용해 분석 중이다.
서울지방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이 이형호(당시 9)군 유괴범 목소리가 담긴 녹음파일을 음성분석 전문회사에 맡겼다고 동아일보가 16일 보도했다.
현재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목소리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목소리의 지문인 성문(聲紋)을 분석한다. 성문은 개인마다 특이한 성질을 지닌다. 지문이나 혈액형처럼 용의자와 범인의 동일성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단서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도 성문 분석을 맡겼다. 지금까지 경찰은 이 목소리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보관해 오다 최근 디지털 파일로 변환했다.
경찰은 당시 수사 기록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다. 목소리 분석결과를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군은 1991년 1월 29일 오후 6시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실종됐다. 같은 해 3월 13일 오후 12시 20분경 한강공원 잠실지구 인근 배수로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부검결과 실종 당일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43일 동안 범인은 이군의 부모에게 60여번이나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했다. 범인이 미션을 주듯 지시하면 이군의 부모가 실행하는 식이었다. 범인은 당시 30대 전후의 남자였을 것으로 보인다.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