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현지 중문대 학생이 온갖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15일 MBC에 밝혔다.
피해를 주장하는 소니앙 응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학교에서 숨어지내고 있다. 협박을 받고 있다”며 “전화는 거의 1분에 한 통씩 온다. 중국에서도 스팸전화가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룻밤에 얼마냐’고 물어보는 문자도 왔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서에서 당했던 성폭력도 털어놨다. 그는 경찰이 수색을 빌미로 몸을 더듬고, 화장실 문을 열어둔 채 용변을 보게 했다며 “옷을 벗으라고 하면 벗어야 했다. 모든 명령에 무조건 따라야 했다”고 말했다. 또 “속옷을 빼고 다 벗었는데도 경찰이 손을 제 속옷 안으로까지 넣어서 수색을 했다”면서 “구치소에서 경찰은 저희를 바퀴벌레, 또는 XX녀라고 불렀다”고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남자 학생이 경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소니앙 응은 피해자로부터 증언을 직접 들었다며 “여러 명의 경찰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이같은 주장에 “피해를 접수받은 적 없다. 추가로 더 할 말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MBC는 전했다.
소니아 응은 지난 10일 오후 중문대 캠퍼스에서 진행된 대학 당국과의 간담회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안) 반대 시위에 참여해 경찰에 체포된 이후 성폭력을 당했다고 처음 폭로했다. 그는 지난 8월 31일 프린스에드워드역 시위 진압 과정에서 체포된 뒤 산욱링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한다. 소니아 응은 “경찰이 우리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욕설을 퍼붓고, 능욕했다. 어떤 학생은 경찰에게 구타를 당해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며 마스크를 벗고 자신의 얼굴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성폭력과 학대를 당한 사람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 여러 명이다. 가해 경찰도 여러 명에 이른다. 경찰에 체포된 후 우리는 도마 위의 고기와 같은 신세여서 구타와 성폭력을 당해도 반항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성폭력 피해를 재차 주장하며 “나는 산욱링 구치소가 아닌 콰이충 경찰서에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구치소에서도 한 명의 남학생이 여러 경찰에게 성폭력을 당하는 등 피해 사례들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소니아 응은 가해 경찰을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