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비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전으로 처음으로 이뤄진 평양 원정은 득점 없는 무승부로 끝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손흥민과 황의조를 투톱으로 세운 4-4-2 포메이션으로 북한을 공략했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북한은 이탈리아 유벤투스 공격수 한광성을 앞세워 맞섰다. 취재진과 중계진의 방북 불발로 경기 상황을 인터넷망으로 수신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경기의 공방이 팽팽하게 진행됐다. 전반전 한때 두 팀 선수들이 충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국과 북한은 나란히 2승 1무(승점 7)로 H조 선두권을 유지했다. 한국은 골 득실에서 북한을 앞선 1위다. 득실점이 없는 경기에서 기록지에 남을 유일한 상황은 경고다. 퇴장은 없었다. 후반 10분 수비수 김영권, 7분 뒤 수비수 김민재는 옐로카드를 받았다. 후반 추가시간이 3분 주어졌지만 결승골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북한과 통산 전적에서 17전 7승 9무 1패로 우세를 유지했다. 유일한 1패는 1990년 10월 11일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한국이 1대 2로 패배한 친선경기다. 한국의 평양 원정은 1무 1패로 열세에 있다.
김일성경기장은 5만석을 수용할 수 있지만, 관중석이 텅 빈 채로 경기가 진행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입장권과 중계권 판매를 포함한 상업적 권리가 홈팀 축구협회에 있어 무관중을 문제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 AFC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의 의무만은 이행했다. 경기장 한 쪽에 태극기가 인공기와 함께 게양됐고, 경기 시작을 앞두고 애국가가 연주됐다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