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역할은 매니지먼트입니다. 예술가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습니다. 균형과 조화를 위해 오페라단을 섬기며 더욱더 봉사하는 단체로 만들겠습니다.”
박형식(66)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 겸 단장은 1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국립예술단체 연습동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즌제 예술감독과 연대 시스템 기구 도입 등을 통해 국립오페라단을 정상화하고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10년간 네 명의 단장이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잔혹사가 이어졌다. 윤호근 전 단장 해임을 둘러싸고는 윤 전 단장과 문화체육관광부 간 법정 다툼이 진행 중이다.
박 단장은 “그동안 훌륭한 예술감독님들이 좋은 작품을 많이 올리셨지만 국립오페라단이 계속 여러 문제에 휘말린 것은 시스템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예술과 행정이 균형과 조화를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2020~2021년 시즌부터 예술감독제를 도입해 작품 제작과 예술 행정을 분리하기로 했다. 박 단장은 “시즌제 예술감독이 작품 제작 책임을 맡고 저는 예술행정을 총괄하는 단장직에 전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오페라단의 신뢰와 결속력 회복을 위한 연대 시스템 기구와 공간을 모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단장은 “관련 대학, 민간 오페라단, 공연장, 유관 단체를 비롯한 오페라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집단적 연대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경험과 가치를 공유해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한양대 음대 성악과와 단국대 대학원 음악과를 졸업한 박 단장은 약 20년간 성악가로 활동하다 2000년부터 예술경영에 뛰어들었다. 정동극장장,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사장,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이사, 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 등 국공립 예술단체에서 몸담으며 행정 경험을 쌓아왔다.
박 감독은 “국립오페라단이 세금으로 운용하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우선 두고 고민해야 할 것은 시민을 위한 오페라이다.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안 되기 때문에 오페라인들과 가슴으로 대화하며 해법을 찾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