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15개월 넘게 이어진 무역전쟁에서 ‘스몰딜’에 합의했지만 아직 추가 협의가 필요한 ‘미완의 딜’이 될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문서화가 사실상 끝났다면서도 무역합의 명문화가 안되면 12월 예정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도 거론했다. 미·중이 1단계 합의를 순조롭게 마무리해 오는 11월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의 공식 서명을 이끌어낼 지 주목된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이 최근 고위급 협상에서 미국과 체결한 무역합의를 명문화하지 않으면 오는 12월 예정된 관세가 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의가 없으면, 그 관세는 발효된다. 나는 합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오는12월 15일부터 1600억 달러(약 189조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15% 추가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상태다.
므누신 장관은 “칠레에서 서명이 이뤄지려면 중국과 몇 주간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문서에 합의를 확실히 반영하는 일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 13차 고위급 협상에서 지식재산권 보호, 금융서비스 시장 개방, 위안화 환율 문제, 농업과 관련한 구조적 문제 등이 해소됐다며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와 미국 제품에 대한 일부 관세 제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1단계 합의의 세부사항 마무리를 위해 이번 달 추가 협상 개최를 원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협상단을 미국에 보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단순 절차가 아닌 추가 협상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므누신 장관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원칙적인 합의를 했다. 건물을 매입하기로 합의했다면 이제 계약을 위해 협상해야 한다”고 비유했다.
그는 “문서는 실질적으로 끝났고, 문서상 실행계획이 남아있다”며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뤘고, 칠레(APEC 정상회의) 때까지 1단계 합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계획됐던 대로 이번 주 미중 차관급 전화접촉과 다음 장관급 고위접촉이 있고, 칠레에서 정상이 만나기 전에 양측 대표단이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5일 사평에서 이번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양국이 농업, 지식재산권, 환율, 금융, 기술 이전 등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일부 서방 매체는 이번 합의가 농산물 구매 외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비판하지만 양국 간 합의는 단 한 번도 표현상에서 고도로 일치한 적이 없다”며 “양국은 최종적인 합의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