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이사회 여성 비율 3%…파키스탄보다 낮다

입력 2019-10-15 13:49 수정 2019-10-15 13:50
연합뉴스

한국 기업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이 세계 주요 40개국 중 꼴찌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체 평균은 20.6%인데 비해 한국 여성 임원 비율은 3.1%에 그쳤다. 이는 파키스탄(5.5%)이나 멕시코(6.9%)보다도 낮은 수치다.

글로벌 금융회사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는 세계 3000여개 기업을 분석한 ‘2019 CS 젠더 3000: 변화하는 기업의 얼굴’ 보고서에서 조사 대상 한국 기업 73개사의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이 3.1%에 불과하다고 15일 밝혔다. 조사 대상 40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비율이다. 전체 평균은 20.6%로 집계됐다.

이사회 내 여성 비율 하위 국가에는 파키스탄(5.5%), 일본(5.7%), 러시아(5.7%), 아르헨티나(6.8%), 멕시코(6.9%) 등도 속했다.

한국 기업 이사회 여성 비율은 2015년에는 3.9%로 파키스탄(2.2%)이나 일본(3.4%)보다 높았고, 2016년에는 3.6%로 역시 파키스탄(2.3%)보다는 높았다. 그러나 그 뒤 다른 나라의 여성 임원이 늘어나는 사이 한국은 오히려 줄면서 꼴찌가 됐다.

조사 대상 세계 기업의 올해 이사회 내 여성 임원 비율 평균은 2016년의 약 15.3%보다 5.3%포인트 늘어났다.

기업의 고위관리직 내 여성 비율도 한국은 3.9%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꼴찌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한국 기업의 여성 최고경영자(CEO) 비율은 4%였지만,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여성이 있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여성 CEO 비율은 이탈리아와 싱가포르가 각각 15%로 가장 높았고 태국(9%), 필리핀(8%), 오스트레일리아(7%), 네덜란드(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태국과 싱가포르는 여성 CFO 비율이 각각 42%, 28%에 달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그동안의 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 관리자 비율은 이사회 내 여성 임원 비율과 함께 증가했다”며 “이는 이사회의 젠더 다양성 제고가 임원진의 젠더 균형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