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을 막아라…접경지역 멧돼지 소탕작전 돌입

입력 2019-10-15 13:28
화천군 야생생물관리협회 소속 엽사들이 15일 화천군 화천읍에서 야생 멧돼지 포획에 앞서 총기를 점검하고 있다. 화천군 제공

강원·경기도 접경지역에서 대대적인 야생 멧돼지 소탕 작전이 시작됐다.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바이러스 매개체로 지목된 야생 멧돼지를 박멸해 바이러스가 남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강원도 화천군은 군부대, 민간단체와 함께 민통선 이북지역에서 멧돼지 소탕 작전에 돌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작전에는 화천군 야생생물관리협회 소속 엽사 12명과 7사단 소속 병력이 4인 1개 조로 12개 팀을 이뤄 멧돼지 포획에 나섰다.

이들은 17일까지 48시간 동안 밤낮으로 멧돼지를 추적한다. 이들은 멧돼지가 다니는 길목에 밝은 데다 화천군이 지원한 열화상 카메라와 레이저 스코프 등 장비를 갖춰 많은 멧돼지를 포획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포획된 멧돼지는 매몰 처리하고, 매몰지 주변에는 석회 가루를 살포하는 등 철저히 방역 조치할 예정이다. 화천군은 또 멧돼지의 신속한 포획을 위해 포획 틀 20개를 직접 제작해 전방 부대에 설치할 예정이다.

강원도 고성에선 비무장지대 안쪽지역 GOP 라인과 출입 영농 가능지역에서 멧돼지 포획이 펼쳐졌다. GOP 일대 멧돼지 출몰이 잦은 소초들은 멧돼지를 유인하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잔반급여를 재개했다. 멧돼지 소탕 작전은 매복과 순찰이 혼합된 형태로 진행된다. 엽사 8~9명과 군부대 저격수들이 조를 구성해 포획 작전을 펼친다. 주민 안전을 위해 17일까지 3일간 민통선 안쪽 일대에선 임산물 채취, 영농 등 민간인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다.

경기도 파주시는 16일까지 이틀간 육군 1사단과 함께 민통선 내 멧돼지를 제거한다. 1사단과 민간 엽사, 파주시청 직원으로 구성된 포획단 3개 조가 투입돼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고 48시간 동안 집중 제거에 나선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이틀간 민통선 내 영농목적 출입이 전면 제한된다. 파주시 관계자는 “안전하게 야생멧돼지를 제거할 수 있도록 1사단과 긴밀하게 협조해 ASF 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연천 민통선 근처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또 검출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4일 연천군 장남면 판부리 민통선 근처에서 발견된 멧돼지 사체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ASF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15일 밝혔다.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야생 멧돼지는 이번을 포함해 6마리이다.

화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