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진행된 제주 전남편 살해사건 제5차 공판에서 피고인 고유정(36)이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며 증거로 제시한 오른손 상처가 공격흔일 가능성이 있다는 법의학자의 진술이 나왔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01호 법정에서 고유정에 대한 5차 공판을 속행했다. 재판의 최대 쟁점은 고유정이 증거보전을 신청한 오른손 상처가 왜 발생했느냐는 데 있었다. 고유정은 지난 재판에서 사건 당일 전 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며 손에 난 상처를 증거로 제시했다.
이날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강현욱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법의학 교수는 고유정의 상처가 방어흔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고유정의 주장과 상반되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30년가량 부검 관련 업무를 해왔다는 강 교수는 “손 바깥쪽의 평행한 상처 세 개는 피해자를 칼로 공격하는 과정에서 공격자 자신이 난 상처라고 볼 수 있고, 손 바깥쪽에 난 상처는 공격흔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고유정이 증거로 제출한 왼팔 상처에 대해서는 “감정 당시 상처가 아물고 있었다”며 “시기상 이번 사건과 무관하게 발생한 상처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고유정측 변호인은 상처 감정이 사건 발생 후 일정 시간이 지나 이뤄졌기 때문에 증인의 감정 평가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