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A보다 빠르다”…처음 공개된 차세대 한국형전투기

입력 2019-10-14 16:05 수정 2019-10-14 17:26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14일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9(서울 ADEX 2019)’에서 처음 공개된 차세대 한국형전투기(KF-X)의 실물 모형. 연합뉴스

차세대 한국형전투기(KF-X)의 실물 모형이 14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9(서울 ADEX 2019)’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 행사는 34개국 430개 업체가 참가한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 전시회이다.

KF-X 체계개발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따르면 KF-X는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로, F-35A 스텔스 전투기보다 다소 큰 형태다. 쌍발 엔진(F414-GE-400K)을 탑재하며, 최대 추력은 4만4000lb(파운드), 최대 속력은 시속 2200㎞(마하1.8)이다. KF-X의 비행 속력은 마하 1.6(음속의 1.6배)인 F-35A보다 다소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 KAI 관계자는 “F-35A보다 기동 성능이 더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F-35A 항속 거리는 2900㎞, 최대 탑재량은 7700㎏, 최대 이륙중량은 2만5600㎏로 설계됐다. KF-X는 F-35A와 같은 스텔스 기능을 갖추지는 않는다. 다만 일반 전투기에 비해 적 레이더에 탐지되는 면적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차세대 한국형전투기(KF-X)의 실물 모형. 연합뉴스

KF-X는 지난해 6월 기본설계가 완료됐다. 현재 부품 제작이 진행 중이다. KF-X 개발 사업은 2016년 1월에 시작됐다. 2028년까지 인도네시아와 공동으로 8조8304억원을 투자해 공군에서 오랫동안 운용한 F-4, F-5 전투기를 대체하는 핵심 전력을 만들기 위해 추진됐다. 2021년까지 시험용전투기(시제기) 1호기가 제작되며, 그 다음 해 초도비행이 실시될 예정이다. ADEX 관계자는 시제기 제작 전에 KF-X 실물 모형이 공개된 데 대해 “대규모 국책사업이 성공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국민들에게 보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KF-X 개발에 필요한 사업비 20%(5282억원)를 내기로 했던 인도네시아는 현재 2272억원만 납부한 상태다. 미납액이 3010억원이다. 인도네시아가 분담금을 계속 납부하지 않을 경우 개발 일정에 차칠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번 전시회에선 한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 F-15K, KF-16뿐 아니라 수출 중인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등 국산 항공기들을 볼 수 있다. 아울러 K-9 자주포와 K-2 전차, K-21 장갑차 등 지상장비 92대가 전시됐다. 사단 정찰용 무인항공기(UAV)와 230㎜급 다연장로켓(천무), 30㎜ 복합대공화기(비호), 화생방정찰차-II 등의 실물도 공개됐다.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3대가 14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언론에 행사를 소개하는 ‘프레스데이’에선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3대가 굉음을 내며 편대 비행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공군의 E-737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미 전투기 등과 함께 편대비행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한국형 소형무장헬기(LAH)가 낮은 고도에서 방향을 바꾸며 기동하는 시범 비행도 처음으로 진행됐다. 이번 전시회에선 한국 공군 ‘블랙이글스’와 호주 민간 곡예비행팀(Maxx-G)의 에어쇼도 펼쳐질 예정이다.

한국형 소형무장헬기(LAH) 1대가 14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ADEX 2019’에서 기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미 공군 전력은 F-16 전투기(팰컨), A-10 대전차 공격기(선더볼트-Ⅱ), C-17 대형 수송기(글로브마스터-Ⅲ), KC-135 공중급유기(스트래토탱커), E-3B 조기경보기(센트리) 등이다. 미 해군의 P-8A 해상초계기(포세이돈), EA-18G 전자전기(그라울러), MH-60R 해상작전헬기(시호크)도 참가했다. 미 육군의 CH-47F 헬기, MQ-1 무인공격기(프레데터), 미 해병대의 MV-22 오스프리 등도 공개됐다. 특히 미국 측은 시호크와 MV-22 등을 한국에 판매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해 P-8A 해상초계기 6대를 구매키로 결정한 바 있다.

한국 공군의 E-737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미 전투기 등이 14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ADEX 2019’에서 편대비행을 하는 장면. 연합뉴스

다만 이번 행사에선 스텔스 전투기 등 미군이 운용하는 전략자산이 참가하지 않았다. 직전 2017년 행사 때에는 F-22 전투기가 곡예비행을 했으며, B-1B 전략폭격기는 서울공항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을 선보인 바 있다. 일각에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의식해 이번에 미국 측 참가 전력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996년 서울국제에어쇼로 출발해 2009년 방산 전시회로 통합된 ADEX는 2년마다 열리고 있다. 12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전문 관람객을 위한 비즈니스데이(15∼18일), 학생들이 관람할 수 있는 스튜던트데이(18일), 일반 관람객을 위한 퍼블릭데이(19∼20일)로 나뉘어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서울 ADEX 2019 공식 홈페이지(seouladex.com)를 통해 할 수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