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해 오는 22~24일 일본을 방문하면서 일본 내 각계각층 인사와 접촉할 예정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이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 최고위급 인사는 물론 오피니언 리더들과 일반 국민과의 만남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1년 가까이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다양한 계층의 일본인을 접촉, 이해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일반 국민과의 만남 장소로는 일본의 선술집 등도 거론된다. 이 총리는 지난 7월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총리로서 만약 일본에 가게 된다면 도쿄의 이자카야에 가서 시민들에게 ‘곤방와(안녕하세요)’ 하고 싶다. 이런 한·일관계가 되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리는 이번 방일 기간 중 일왕 즉위식과 궁정 연회 등 최소 세차례 이상 아베 총리와 만나게 될 예정인 만큼 그에게 보낼 메시지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총리를 수행하게 될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아키바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비공식 차관급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차관의 이번 방일 목적은 총리 수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물밑 접촉은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 차관은 주일 대사관 공사참사관과 외교통상부 동북아시아국장, 동서대 일본연구센터 소장 등을 역임한 외교부의 대표적 일본통이다.
한·일이 지난 13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을 위한 첫 양자협의에서도 접점을 좁히지 못하는 등 양국 간 냉기류는 여전하지만, 정부 내 대표적 ‘지일파’인 이 총리와 일본통인 조 차관의 방일을 계기로 화해의 모멘텀이 만들어질지 주목된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