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소녀 가우프 WTA 우승, “우승 상금 핼러윈 의상 살래요”

입력 2019-10-14 14:48
우승컵에 입을 맞추는 '15세' 코리 가우프. AFP연합뉴스

코리 가우프(71위·미국)가 만 15세의 나이에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어퍼 오스트리아 린츠(총상금 25만달러) 단식 결승에서 승리하며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가우프는 1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예레나 오스타펜코(22·72위)를 2대 1(6-3 1-6 6-2)로 제압했다.

2004년 3월13일생인 가우프는 2004년 타슈켄트오픈에서 15세에 우승을 차지한 니콜 바이디소바(30·체코) 이후 15년 만에 가장 어린 단식 챔피언이 됐다. 우승 당시 바이디소바의 나이는 만 15세 6개월이었고 현재 가우프는 만 15세 7개월이다. 최연소 우승 기록은 1977년 미국 포틀랜드 대회를 제패한 트레이시 오스틴(56·미국)이 세운 만 14세 1개월이다.

가우프는 올해 윔블던 1회전에서 39세 비너스 윌리엄스(54위·미국)를 꺾고 16강에 진출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번 대회에선 예선 결승에서 패해 본선 출전 자격이 없었지만 마리아 사카리(30위·그리스)가 손목 부상으로 빠져 대신 출전권을 얻었다. 그럼에도 우승을 이뤄낸 가우프는 14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기존 110위를 39계단이나 끌어올린 71위에 올랐다.

우승 상금 3만4천677유로(약 4천500만원)도 추가한 가우프는 “올해가 시작할 때 투어 대회에서 뛸 기회가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우승 상금으로) 이번에는 핼러윈 의상을 원 없이 사보겠다”고 15세 소녀다운 천진난만한 소감을 밝혔다.

우승컵을 들어보이는 다닐 메드베데프. 로이터연합뉴스

다닐 메드베데프(23·4위)도 같은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롤렉스 상하이 마스터스(총상금 747만3천620달러) 결승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22·6위)를 2대 0(6-4 6-1)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인 대회였다. 로저 페더러(38·3위)와 노박 조코비치(32·1위)가 8강에서 탈락한 가운데 준결승 대진표가 메드베데프·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7위)·즈베레프·마테오 베라티니(23·13위) 등 신예들로 채워졌다. 마스터스 1000시리즈 대회 준결승 진출자가 모두 23세 이하인 건 1999년 함부르크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신예 중 선봉에 선 건 메드베데프였다. 메드베데프는 자신의 브레이크 포인트에서 80%를 성공시키는 동안 브레이크를 위기 상황 6번 중 5번을 지켜내며 즈베레프를 압도했다. 7월 시티오픈부터 6회 연속 결승에 진출하고 지난달 상트페트르부르크오픈에 이어 2회 연속 우승하는 등 메드베데프의 기세는 단연 돋보인다.

메드베데프는 우승 후 “모든 이들이 새로운 선수들과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말해 그들이 원하는 걸 줬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