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들에서 방송되는 공익광고의 절반 이상이 시청률이 가장 저조한 시간대에 집중 편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사들이 공익광고 의무편성 비율을 지키면서 상업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광고단가가 낮은 시간에 공익광고를 편성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로부터 제출받아 14일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최근 5년간 공익광고 예산 집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KBS1, KBS2, MBC, SBS, EBS가 5년 동안 제작한 공익광고의 연평균 제작비는 31억200만원이었다. 이 중 방송통신발전기금의 투자 금액은 연평균 약 2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지상파 방송 4사는 공익광고의 51.8%를 가장 시청률이 떨어지는 C급 시간대에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엔 65.6%, 2017년에는 70.6% 수준이었다. KBS, MBC, SBS는 평일 기준 낮 12시~오후 6시와 오전 0시30분~7시, EBS는 낮 12시~오후 4시와 오전 1~7시가 C급 시간대다.
C급 시간대 공익광고를 편성한 비율이 높았던 방송사는 SBS와 MBC다. 올해와 지난해 SBS는 각각 79.9%와 82.6%를, MBC는 78.4%와 80.2%를 이 시간대에 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시청률이 가장 높은 SA급 시간대인 평일 오후 8~12시에 편성된 비율은 지난해 SBS 0.7%, MBC 4.7%, KBS2 7.0%였다.
송 의원은 “국민의 권익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제작되는 공익광고에 매년 20억원 상당의 방송발전기금이 투자되고 있음에도 시청자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며 “지상파 방송사들의 책임 있는 편성을 유도하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