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품 불매운동 주춤… 유니클로, 할인행사로 문전성시

입력 2019-10-14 09:34
일본제품 불매운동 이후 한국에서 매출과 이익 모두 감소한 유니클로가 최근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유니클로 매장 외부 안내판. 뉴시스

유니클로가 대대적인 할인행사로 느슨해진 일본제품 불매운동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13일 서울의 한 유니클로 매장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지난여름에는 주말에도 방문객을 보기 어려웠던 매장이다. 하지만 지난 3일 ‘유니클로 15주년 감사세일’이 시작된 이후 방문객이 몰리기 시작했다.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고 유니클로의 주력인 가을·겨울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는 데다 할인행사까지 겹치자 매장이 다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100일을 넘기면서 사실상 퇴출 수순인 일본 맥주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일본 자동차와 비교할 때 이례적이다.

그동안 불매운동은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의 2019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 실적 발표에 따르면 한국에서 매출과 이익은 모두 감소했다. 2018년 회계연도에 한국 매출이 1400억엔(약 1조5400억원)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올해는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우리나라에서 유니클로의 상반기(2018년 9월~2019년 2월) 매출과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으나 하반기(3~8월)에는 매출과 이익 모두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하반기 매출은 지난 7~8월 불매운동의 영향 때문으로 진단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2020 회계연도에 한국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패스트리테일링 전체 실적에 타격을 입히는 수준은 아니었다. 오히려 패스트리테일링은 글로벌 시장에서 호조를 보이며 이번 회계연도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2019 회계연도 매출(연결 재무제표 기준)은 2조2905억엔(약 25조4724억원)으로 직전 회계연도보다 7.5%가량 늘었다. 순이익은 1625억엔(약 1조8071억원)으로 5.0% 증가했다.

유니클로는 특히 해외에서 선전해 인터내셔널 부문 매출이 1조260억엔(약 11조29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 올랐다.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태국, 호주 등 해외 매출이 1조엔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상황 변화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니클로는 시즌에 따라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유니클로는 한국 진출 15주년을 맞은 대대적인 할인행사와 온라인 스토어 오픈 10주년 행사까지 더해 온·오프라인에서 빅세일을 진행 중이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