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NHK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다무라(田村)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오염 제거 작업으로 수거한 방사성 폐기물을 담은 자루가 임시 보관소 인근 하천으로 유실됐다고 밝혔다.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큰비가 내리면서 보관소에 있던 자루가 수로를 타고 강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이 하천은 후루미치가와(古道川)이다.
다무라시 측은 하천 일대를 수색해 유실된 자루 중 10개를 회수했다. 그러나 모두 몇 개가 유실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임시 보관소에는 폐기물 자루 2667개가 있었다고 한다.
다무라시는 회수한 자루에서는 내용물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몇 개가 유실됐는지 알수가 없는 상태여서 폐기물이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폐기물 자루에는 오염 제거 작업에서 수거한 풀이나 나무 등이 들어 있다. 무게는 자루 1개에 수백㎏∼1.3t에 달한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폐기물의 공간방사선량이 시간당 1마이크로시버트(μ㏜) 이하라고 보도했다.
후루미치가와는 중간에 다른 강에 합류하며 이후 태평양으로 이어진다. 2015년 9월 동일본 지역에 폭우가 내렸을 때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제염 폐기물이 하천으로 유출돼 논란이 됐다.
하기비스가 일본 열도를 관통하면서 최소 41명이 사망·실종됐다. 강풍과 폭우로 수십만 가구가 정전·단수되고, 제방과 둑이 무너지고 하천이 범람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5000여명의 사망·실종자를 내며 1959년 일본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된 ‘베라’ 이후 최악의 태풍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NHK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인한 사망자 24명, 실종자가 17명이라고 보도했다. 이밖에 170명이 부상을 입었다. 태풍 피해가 계속해서 집계되고 있어 사상자 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서는 60대 남성이 침수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토시기현에 한 여성이 수로에 빠져 익사한 채로 발견됐다. 지바현에서는 돌풍으로 차량이 옆으로 뒤집히면서 안에 있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후쿠시마현에서는 25세 남성 공무원이 태풍 관련 긴급근무를 마치고 돌아가던 중 변을 당했다. 이 직원은 구청에서 1㎞ 떨어진 농지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필리핀어로 ‘속도·빠름’(speed)을 뜻하는 하기비스(Hagibis)는 12일 오후 7시쯤 일본 도쿄도 남서쪽에 위치한 시즈오카현 이즈 반도에 상륙했다. 하기비스는 강우와 폭우를 동반한 채 밤사이 수도권 간토지방에 많은 비를 쏟았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