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공포 부활?…시리아 철군 반발해 사임한 매티스 “IS 재기할 것”

입력 2019-10-13 16:29 수정 2019-10-13 16:30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은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런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이 해당 지역의 혼란을 부추기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부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IS가 (해당 지역에서) 재창궐하지 않도록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IS)의 복귀는 완전히 기정사실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지금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쿠르드족은 터키의 공격에 직면했고, 우리는 그들이 (이 상황에서) IS와의 싸움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파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크기가 어느 정도냐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침묵의 의무’가 있다며 직접적인 비판은 삼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철수 결정이 터키에 해당 지역을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쿠르드족을 쳐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줘 대(對) IS 통제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쿠르드족은 지난 5년간 시리아 북동부 국경지대에서 미군의 지상군 역할을 자임하며 IS격퇴전에 적극 참전해 왔다.

동맹을 손쉽게 저버리는 트럼프식 군사·외교 정책에 대해 매티스 전 장관이 우려를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방침에 반기를 들며 전격 사임했다. 당시 그의 사임 서한에는 “강력한 동맹 없이는 미국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는 주장이 실렸다.

실제 터키군의 공세에 수적으로 열세인 쿠르드족이 밀리면서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IS 잔당들의 부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AFP통신은 개전 사흘째인 11일 IS 전투원 포로의 가족들을 수용하고 있는 시리아 북동부의 알홀 수용소에서 폭동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SDF)은 같은 날 “터키군의 포격이 까미슐리 시 인근 나브쿠르 수용소에 떨어져 IS 포로 5명이 혼란을 틈타 탈출했다”고 밝혔다. 터키군의 공격으로 해당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쿠르드 병력이 쫓겨날 경우, IS 포로 수용시설에서 대량 탈주와 폭동 사태가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쿠르드족 감시 요원들이 이날 폭동을 진압하는 데 성공했지만 향후 혼란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DF가 현재 시리아 북동부 자치지역에서 IS 포로들을 구금·통제하는 수용소만 20여곳에 달하는 데다, 대다수 급조된 시설로 보안에 취약해 현재도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폭동이 발생한 알홀 수용소의 경우 이미 극단주의의 온상이 됐으며, 4만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이 IS의 이념을 배우며 자라고 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