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0년 만에 연극 나들이 박준규 “드라마처럼 친숙한 무대”

입력 2019-10-13 16:13 수정 2019-10-13 17:36
25일 개막하는 연극 ‘렌드미어 테너’로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우 박준규. 그는 “번갈아 무대에 서는 20명가량의 배우들 모두 호흡이 척척이다”며 "원작을 한층 친숙한 느낌으로 각색을 했다. 이색적이면서도 재미 가득한 연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지훈 기자


최근 서울 대학로에서 만난 배우 박준규(55)에게선 친근함이 묻어났다. 지난 7월 인기리에 끝맺은 드라마 ‘검법남녀2’의 강동식 수사계장, 혹은 다양한 예능에서 그가 보여줬던 유쾌하고 담백한 모습 그대로였다.

그를 만난 건 25일부터 12월 29일까지 대학로자유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렌드미어 테너’를 기념해서였다. 매해 뮤지컬로 관객을 만난 그에게 연극은 10년만인데, 30여년 연기경력을 자랑하는 그가 소극장 무대에 선다는 점에서 한층 더 뜻깊다. 박준규는 “좋은 사람들과 재밌는 작품을 하는데, 안 할 이유가 없지 않냐”며 웃었다.

100분 동안 웃음이 간단없이 이어지는 극이다. 전설적 테너가 죽었다는 오해 속 지망생이 대신 공연 무대에 오르며 벌어지는 일들을 발랄하게 담는다. 박준규의 배역은 오페라 단장 선더스. 1986년 초연돼 25개국에서 공연된 메가 히트작이자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등 유명 오페라 넘버를 함께 즐기는 이색극이다.

25일 개막하는 연극 ‘렌드미어 테너’로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우 박준규. 그는 “번갈아 무대에 서는 20명가량의 배우들 모두 호흡이 척척이다”며 "원작을 한층 친숙한 느낌으로 각색을 했다. 이색적이면서도 재미 가득한 연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지훈 기자


“굉장히 신선해요. 웃고 상쾌하게 집에 가실 수 있는 극이에요.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친숙한 말투로 풀어내 한층 더 재밌을 겁니다. 농구선수처럼 계속 뛰어다니는 극이라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요. 하하.”

1988년 데뷔해 드라마와 영화, 뮤지컬 등에서 활약해온 박준규는 최근 검법남녀 강 계장 등 숱한 캐릭터들로 기억돼왔다. 그 중 “출세작이자 대표작”인 ‘야인시대’(SBS·2002)의 쌍칼 역을 빼놓을 수 없는데, 대중들은 ‘X맨’(SBS·2006) 등 당시 버라이어티에 출연했었던 활기찬 모습에 한 번 더 빠져들었다.



25일 개막하는 연극 ‘렌드미어 테너’로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우 박준규. 그는 “번갈아 무대에 서는 20명가량의 배우들 모두 호흡이 척척이다”며 "원작을 한층 친숙한 느낌으로 각색을 했다. 이색적이면서도 재미 가득한 연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지훈 기자


“원래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자꾸 쌍칼 같은 배역만 들어와 예능에 뛰어들었어요(웃음). 배우가 예능 출연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했어요. 연기든 예능이든 사람들과 함께하는 방법이죠.”

특히 최근에는 예능 ‘얼마예요?’(TV조선) 등을 통해 아내 진송아(53)와 잉꼬부부의 이모저모를 솔직하게 전하며 사랑받고 있다. 뮤지컬 무대에서 만나 1991년 결혼한 둘은 여전히 각별한 애정을 뽐낸다. 그는 “30년간 각방 한 번 써본 적 없을 정도다. 서로 고치려 들지 않는 게 비결인 것 같다”고 했다.


25일 개막하는 연극 ‘렌드미어 테너’로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우 박준규. 그는 “번갈아 무대에 서는 20명가량의 배우들 모두 호흡이 척척이다”며 "원작을 한층 친숙한 느낌으로 각색을 했다. 이색적이면서도 재미 가득한 연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지훈 기자


한국 영화계 한 획을 그은 배우 고(故) 박노식의 아들인 박준규 가족은 그의 아들들인 박종찬(27)과 박종혁(21)도 배우의 길을 걸으면서 3대 연기자 집안이 됐다. 그는 “최근 큰아들이 제대했는데, 둘 다 열심히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있다”고 했다. 긴 무명생활을 이겨냈던 본인처럼 아들들도 스스로 길을 개척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근엔 2016년 제작에 참여한 뮤지컬이 조기 폐막한 탓에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꿈이 가득하다. 그는 “빚을 청산하고 아이들도 무럭무럭 성장하길 바라지만, 개인적인 욕심이 더 크다”고 했다.

“아직 발전해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쌍칼 같은 도약을 꿈꾸면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고 있어요. 뮤지컬도 내년쯤 다시 한번 해보려고요. 칼을 뽑았으면 뭐라도 베고 끝내야죠(웃음).”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