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북미 실무협상 성과있으면 3차 북미 정상회담 11월 중 열릴수도”

입력 2019-10-13 10:19 수정 2019-10-13 12:45
미국을 방문 중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2일(현지시간)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북·미 실무협상이 개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미 실무협상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질 경우 11월 중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연합뉴스

정 수석부의장은 워싱턴 인근의 식당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북·미 실무협상이 2주 후는 아니지만 3∼4주 후에는 열리지 않겠는가”라며 “10월 말, 늦어도 11월 초에는 실무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실무협상이) 열린다면 상당한 정도의 접근을 사전에 해 용을 그려놓고 눈동자만 찍는 식으로 협상하지 않겠나”라며 “(그렇게 보면) 북·미 3차 정상회담도 11월 중에는 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스웨덴 정부가 북·미에 2주 안에 다시 만날 것을 제안한 데 대해 “스웨덴이 근거 없이 2주를 제시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북한하고도 어느 정도 물밑조율을 한 결과 아닌가”라며 “그러나 바로 그 자리에서 받으면 얕보이니까 (북한이) 조금 버티는 식으로 제스처를 쓰는 것 아닌가 짐작한다”고 설명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다음번에 실무협상이 열린다면 북한이 나올 때 바로 정상회담으로 넘어가는 날짜를 잡고 ‘어차피 웬만한 것은 정상들이 결정할 문제라면 실무차원에서 구체적 얘기를 하지 맙시다’라는 식으로 얘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시간적으로 트럼프한테는 해를 넘기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쓸 수 있는 타이밍이 안 오지 않느냐”며 “김정은도 그것을 판독하고 있기 때문에 금년 안에 끝장을 내되 처음부터 호락호락하게 미국이 하자는 대로 끌려갈 필요 없다, 몸이 좀 달게 하자, 그런 선택을 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벼랑끝 전술’을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는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또 발사할 수 있는 동창리 발사대를 완전하게 재건하느냐가 관심사항이라고 본다”면서 “그런 식으로 (북한이) 제스처를 쓸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최종 결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북·미 협상을 총괄하는 외무성의 방식이나 이전 통일전선부의 접근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추진 등 미국의 국내정치 상황이 종합적으로 북·미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민주평통 북미 동부지역 출범회의 등 참석을 위해 방미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