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섬마을 80대 노인 살인사건 장기화…경찰 수사 확대

입력 2019-10-12 09:44 수정 2019-10-12 10:14

인천 강화도에서 타살로 추정되는 80대 노인의 시신이 발견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는 등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다.

12일 인천 강화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인천시 강화군 1층짜리 단독주택에 혼자 살던 A씨(84·여)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가 살던 마을은 강화도 북단으로 북한과 맞닿은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인근이다. 해병대 초소 2개를 지나야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7가구 10여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어머니가 연락을 받지 않아 집에 가달라는 A씨 아들의 부탁을 받은 이웃 주민이 10일 오후 1시30분쯤 머리에 피를 흘린 채 거실 바닥에 쓰러져 숨진 A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머리 뒷부분에서 발견된 상처는 외력에 의한 것’이라는 1차 구두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이 같은 국과수 부검 결과를 토대로 A씨가 둔기에 맞아 숨진 것으로 보고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용의자를 특정할 만한 주요 단서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초기 강화서 강력팀 10명과 인천지방경찰청 강력계 형사 등 30여명까지 추가로 투입하고 이웃 주민과 A씨 주변 인물의 행적도 수사했으나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A씨 자택을 정면으로 비추는 CCTV가 없고, 마을 입구에 설치된 CCTV에도 용의자로 추정할 만한 인물의 모습이 담기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경찰은 A씨 자택 반경 3㎞ 범위 안에 설치된 CCTV 영상 모두 분석과 평소 A씨와 자주 다투는 등 원한 관계가 있던 인물이 있었는지 등도 추가로 확인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라고 특정할 만한 사람은 아직 없지만, 의심이 가는 인물 몇 명이 있어 알리바이를 확인하고 있다”며 “국과수의 정밀부검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