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노조, 23년 만에 파업 돌입

입력 2019-10-11 16:25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23년 만에 전체 조합원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11일 오후 1시30분부터 울산 본사에서 집회를 개최한 뒤 사내 도로를 행진했다. 노조 간부와 조합원 등 150여명이 참여했다.

노조는 5월 31일 노사 상견례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모두 23차례 교섭했으나, 사측이 임금안을 제시하지 않아 파업했다.

노조는 “수년간 임금동결 수준 제시안을 감내한 노조의 선의를 회사가 악용하고 있다”며 “사측은 진정성 있는 제시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가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대비 39% 상승한 58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도 내년 경기 하락을 우려해 임금 부분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2만3867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250%+α, 연차별 임금 격차 조정, 총 고용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해 노조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제시안 마련이 당장 힘들다는 입장이다.

현대미포조선 교섭은 올해 처음으로 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노조 집행부 선거가 10월 말로 예정돼 있어 교섭 자체가 차기 집행부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