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서 총신대 총장, 성희롱적 발언 A교수 관련 사과문 발표

입력 2019-10-11 15:31 수정 2019-10-11 15:37
서울 동작구 총신대(총장 이재서) 입구 전경.

이재서 총신대 총장이 최근 신학과 A교수가 강의시간에 학생을 대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한 데 대해 11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총장은 “총신대가 새로운 도약과 정상화의 길을 가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펼쳐가는 중에 발생한 한 교수의 엄청난 성희롱적 발언에 충격과 함께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총장으로서 해당 학생과 수업을 함께 들었던 학우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교단 지도자와 성도, 한국교회와 사회를 향해서도 신학대학으로서의 면모를 유지하지 못한 데 깊이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조사위원회를 통해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징계위원회를 가동해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불미스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총신대가 사람을 사랑하고 인격을 존중하는 진정성 있는 교육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A교수는 지난 4일 수업 도중 “헤어롤을 하고 화장하는 학생들이 있던데 이런 행동은 외국에서는 매춘부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언급하는 등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 7일 총신대 신학과 대의원회가 해당 발언을 대자보로 공개하면서 학내 공론화 됐고 하루 뒤인 8일 A교수가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사과에 진정성이 없으며 해명에 불과하다”는 학생들의 비판이 쏟아지며 논란을 키웠다.

결국 10일 두 번째 게재한 사과문에서 “성희롱적 발언에 대해 전적으로 제 허물임을 인정하며 그에 상응한 책임을 지겠다. 총신대 모든 학생들에게 사과한다”며 태도를 바꿨다.

총신대 총학생회는 이사회와 총장에게 “학생들과의 공식적 소통을 통해 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하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도덕성 검증을 통해 인물을 선별한 후 업무 권한을 부여하라”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아래는 이재서 총장의 사과문 전문

사과의 글
총장인 저를 포함하여 총신대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은 지난 세월의 고통과 갈등을 하루 속히 벗어나 새로운 도약과 정상화의 길을 가기 위해 합심하여 기도하고 눈물겨운 노력을 펼쳐가는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찬물이라도 끼얹듯이 한 교수님의 엄청난 성희롱적 발언을 수업시간에 했다는 사실에 우리 모두는 충격과 함께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학교의 모든 사안을 책임지고 있는 총장으로서 우선 해당 학생과 수업을 함께 들었던 학우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아울러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된 모든 학생들과 교직원 여러분들께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총신대학교를 위해 염려와 성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총회장님을 비롯한 교단 지도자님들과 목사님들 그리고 모든 성도님들께도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나아가 한국 교회와 한국 사회를 향해서도 신학대학으로서의 면모를 유지하지 못한 점,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에 발생한 사건에 대하여는 조사위원회를 통해 철저히 진상을 밝힐 것이며, 징계위원회를 가동하여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엄중히 조치할 것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기독교 신앙을 가르치는 우리 총신대학교가 사람을 사랑하고 인격을 존중하는 진정성 있는 교육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습니다.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용서를 구합니다.

2019.10.11.

총신대학교 총장 이재서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