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거래되는 아파트 4채 중 1채는 지방의 ‘큰손’들이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현금 부자들이 강남 아파트를 사들이면서 서울 강남과 강북, 서울과 지방의 아파트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강남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2252채 가운데 서울 외 거주자가 555채를 매입해 24.6%를 차지했다.
지방 거주자의 강남구 아파트 매입 비율은 2017년 22.6%(7357채 중 1,667채)에서 2018년 24.3%(4835채 중 1176채)로 상승한 데 이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강남4구로 불리는 서초구의 경우도 서울 외 거주자가 차지하는 아파트 매매 비중이 2017년 18.4%(5370채 중 990채)에서 지난해 19%(3891채 중 740채), 올해는 20.7%(1440채 중 299채)로 증가하고 있다.
송파구는 2017년 21.7%(8043채 중 1750채)에서 지난해 25.7%(5904채 중 1522채)로 올랐지만 올해는 23.1%(2540채 중 589채)다. 강동구도 2017년 22.1%(6291채 중 1396채), 지난해 24.4%(4446채 중 1087채), 올해 24.6%(1470채 중 363채)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과 지방, 서울의 강남과 강북의 아파트 중위가격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6245만원을 기록했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2억3819만원으로 서울과 6억2426만원 차이가 났다. 기타 지방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1억5071만원으로 서울과 7억1174만원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강남과 강북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4억6300여만원 차이가 난다. 지난해 6월 강북 아파트 중위가격은 5억1500만원으로 집계됐으며, 올해 8월에는 6억1600만원으로 나타나 1억원 상당 올랐다. 그러나 같은 기간동안 강남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5600만원에서 10억7900만원으로 1억2200만원 상승해 강북보다 더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중위가격이란 전체 아파트를 한줄로 세웠을 때 가운데 있는 주택의 가격을 말하는 것으로, KB국민은행 부동산의 중위가격은 매매된 주택이 아니라 시세의 중간값을 의미한다.
민 의원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 각종 공급 규제로 인해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르면 지방 투자자들의 강남권 행렬을 부추길 수 있다”며 “신도시 보상금이 풀리면 지방의 더 많은 현금부자들이 서울 아파트를 고가에 매입해 집값이 상승할 우려가 있는 만큼 공급 확대 등 부동산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