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2위로 밀려난 SK 와이번스와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키움 히어로즈가 오는 14일부터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플레이오프는 1986년부터 시작됐다. 삼성 라이온즈가 OB 베어스를 상대로 3승2패를 거두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리고 지난해엔 SK가 넥센(현 키움)을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선 바 있다.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는 두 팀이다.
지난해 SK와 넥센의 플레이오프는 ‘염경엽 더비’라고 불리었다. 염경엽 SK 감독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넥센 사령탑을 맡았고, 4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이어 SK 단장을 지내고 있을 때였다.
지난해 1차전은 10월27일 문학 구장에서 열렸다. SK 선발은 김광현, 넥센의 선발 투수는 제이크 브리검이었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8안타를 맞고 5실점했다. 브리검은 4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6안타를 맞고 5실점했다.
벤치클리어링마저 벌어졌다. 3회말 SK 최정이 브리검의 머리 쪽으로 날아오는 공에 방망이를 집어 던졌다. 양 팀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뛰어나왔지만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1차전의 결말은 홈런이었다. 박정권은 8-8로 맞선 9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넥센 마무리 투수 김상수로부터 끝내기 투런 홈런을 뽑아냈다. 10대 8로 SK가 먼저 승리를 가져갔다.
2차전 선발은 SK 메릴 켈리와 넥센 에릭 해커였다. 켈리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4이닝 1실점한 뒤 강판됐다. 그러나 불펜 투수들이 추가 실점없이 9회까지 막아냈다. SK 김강민은 1-1로 맞선 5회말 전세를 뒤집은 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어 6회말 이재원의 투런포, 7회말 최정의 좌월 솔로포가 이어지며 SK가 5대 1로 연승을 이어갔다.
고척돔으로 옮겨 지난해 10월 30일 진행된 3차전에는 SK 박종훈과 넥센 한현희가 선발투수로 투입됐다. 승부처는 2-2로 맞선 5회말이었다. 넥센 선두타자 김혜성이 3루타를 치고 나갔다. 후속타자 송성문의 희생플라이때 홈을 파고 들며 결승 득점을 올렸다. 넥센의 3대2 승리였다.
10월 31일 진행된 4차전은 넥센 제리 샌즈의 원맨쇼였다. 0-0으로 맞선 4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SK 문승원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뽑아냈다. 이날 4타수4안타, 2타점과 2득점을 올렸다. 넥센의 4대2 승리였다.
지난해 11월 2일 펼쳐진 플레이오프 5차전은 역대 포스트시즌 경기 중 가장 극적인 경기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넥센은 8회까지 4-9로 뒤졌다. 9회초 송성문의 2타점 2루타로 따라붙은데 이어 SK 강승호의 송구 실책으로 7-9를 만들었다. 넥센 박병호는 2사 2루 상황에서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극적으로 9-9 동점을 만들었다. 넥센은 또 10회초 임병욱과 김민성의 연속 2루타로 10-9로 역전했다.
SK 김강민은 9-10으로 패색이 짙던 연장 10회말 좌월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곧바로 한동민이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플레이오프 일정을 끝냈다.
5차전 경기는 오후 11시24분에 종료됐다. 4시간 54분이 걸렸다. 역대 플레이오프 사상 가장 늦은 종료 시각이었다.
지난해 SK는 플레이오프에선만 무려 13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넥센은 5개였다. 안타는 45대 41이었다. 홈런이 승부를 갈랐다고 할 수 있다. 과연 올해는 두 팀 가운데 누가 홈런으로 웃을지 주목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