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0일 “차세대 핵심 대형 디스플레이에만 13조원 이상을 투자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인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협약식 축사에서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줘서 감사하다”며 이 부회장을 지칭해 감사 인사를 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이 부회장과 공개적으로 만난 것은 이날을 포함해 9번째지만, 이름을 직접 부르며 감사 뜻을 전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오늘 협약식은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지키면서 핵심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을 만들자는 (문 대통령의) 말씀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됐다”며 “세계경기가 둔화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저희는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부회장은 “디스플레이는 우리 모두의 손안에서 그리고 가정과 사무실, 산업, 의료현장, 교육 현장에서 손끝과 시선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사람과 세상, 시간과 공간을 이어주고 상상을 실현·융합시켜주는 꿈의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문 대통령께서도 조금 전 ‘SF 영화에서 보던 모습을 현실화했다’고 언급한 것처럼, 상상력만큼이나 무한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성장산업이라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외부의 추격이 빨라질수록, 그 도전이 거세질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이지만 저희는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항상 강조하는 ‘함께 나누고 같이 성장하자’는 말씀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점을 잊지 않겠다”라며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그리고 디스플레이 업계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통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공언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 직원들과의 화상통화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요즘 디스플레이 쪽은 일부 혁신 부품·소재, 또 장비가 특정국 의존도가 높아서 수출 통제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고 국민들이 걱정을 많이 하신다”라며 “이제 걱정 안 해도 됩니까”라고 묻기도 했다. 직원들이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하자 문 대통령도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