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참여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안 놓고 지역 단체 반발 거세져

롯데 참여를 전제로 한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계획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전주시가 내년 중 ㈜롯데쇼핑과 새 협약을 체결하기로 하는 등 속도를 높이자, 시민단체들은 이를 즉각 중단하고 종합경기장을 시민공원으로 조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80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모두를 위한 전주종합경기장 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는 10일 “전주시의 자체 재정을 투입해 종합경기장을 시민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회의는 또 “롯데쇼핑에 전주의 심장인 종합경기장을 내줄 수 없다”며 “재벌 특혜사업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승수 전주시장은 2014년 선거에서 전주종합경기장을 롯데로부터 지켜내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고 2018년 선거에서도 시민공원으로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며 “그러나 지난 4월 돌연 입장을 바꾸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민회의는 최근 전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주시장의 공약이행을 촉구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들은 “즉각적인 시민 토론을 전주시와 전주시의회에 요구한다”면서 “이를 실행하기 위한 1만인 서명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움직임은 지난 4월 김승수 시장이 롯데와 협약을 통해 전주종합경기장 부지(12만 3000㎡)를 편익시설과 공원 등으로 개발하기로 한 데 따른 반발이다.

당시 김 시장은 경기장 부지의 3분의 2에는 ‘시민의 숲’을 조성하지만 3분의 1에는 ㈜롯데쇼핑이 전시컨벤션센터와 200실 이상 규모의 호텔, 백화점·영화관 등을 짓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전주시는 ㈜롯데쇼핑에 백화점 부지를 50년 이상(최장 99년) 임대해주고, 롯데쇼핑은 전시컨벤션센터를 지어 시에 기부채납하게 된다.

전주시는 최근 ‘기본계획수립용역’ 업체를 선정, 곧 계약키로 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는 10개월뒤쯤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롯데쇼핑과 새 협약 체결을 하고 2021년 중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