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한복판서 미사일 훈련 진행한 日…北 탄도미사일 의식했나

입력 2019-10-09 16:12
일본 항공자위대가 도쿄 도심 한복판에서 패트리엇(PAC3) 미사일을 앞세운 기동전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진행된 훈련은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가 이뤄지고 7일 뒤 이뤄진 것이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의식한 훈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항공자위대가 9일 오전 도쿄도의 아리아케(有明) 린카이(臨海)광역방재공원에서 패트리엇(PAC3) 미사일 전개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항공자위대는 9일 오전 도쿄 고토(江東)구 아리아케(有明)의 린카이(臨海)광역방재공원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기동전 훈련을 벌였다. 이 공원 근처에는 병원과 호텔, 도쿄올림픽 경기장 등이 있어 도심 한 가운데서 훈련이 진행됐다. 일본이 자위대나 주일 미군시설 밖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전개훈련을 한 것은 2013년 이후 6년만이며 이번 훈련이 4번째다.

이번 훈련에는 항공자위대 제1고사군 제3고사대 대원 약 30명이 참가했다. 요격용 미사일 발사대 1기와 레이더 장비, 전원공급 장치 등을 탑재한 차량 15대가량도 동원됐다. 대원들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과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준비 단계에서 발사까지의 과정을 약 20분간 시연했다.

이번 훈련을 지휘한 마에다 다카스케(前田章輔) 2등공좌(영관급)는 “탄도미사일에 대한 즉시 대응 태세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일본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위대가 문제없이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항공자위대가 9일 오전 도쿄도의 아리아케 린카이광역방재공원에서 패트리엇(PAC3) 미사일 전개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도통신은 “이번 훈련은 북한의 반복된 미사일 발사로 조성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요미우리신문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반복하는 것과 관련해 자위대의 대응 태세를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훈련은 지난 2일 북한이 신형 SLBM인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한지 7일 만에 이뤄졌다. 일본은 지난 5월 이후 11차례나 이어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등의 발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편 일본이 보유한 지상배치형 PAC3는 이지스함의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이 요격에 실패할 경우 대기권에 재진입한 탄도미사일을 겨냥하는 개념으로 운용된다. 발사기를 차량에 탑재해 이동할 수 있고 사거리는 수십㎞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